[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남자의 눈물은 잔잔하기보다 뜨겁다. 감추었던 깊은 속맘을 뚝뚝 떨궈 내는 우직한 느낌이 짙다.

또 한 번 클럽 커리어 첫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손흥민(28)이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았다. 팀 동료 가레스 베일(31, 이상 토트넘 홋스퍼)은 물론 케빈 데 브라위너(29) 카일 워커(30, 이상 맨체스터 시티) 등 상대 팀 선수까지 위로할 만큼 좌절감이 상당했다.

손흥민은 26일(한국 시간) 카라바오컵 결승을 앞두고 "결승 무대에 뛴다는 것만으론 전혀 자랑스럽지 않다"면서 "팬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우승하겠다"며 남다른 각오를 보였다.

정상을 향한 열망이 그만큼 컸지만 이번에도 트로피를 '눈앞에서' 거머쥐지 못했다. 90분 내내 열세를 보인 끝에 맨시티에 0-1로 고개를 떨궜다.

▲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와 조별예선 2차전에서 완패한 뒤 눈물을 쏟은 손흥민
손흥민은 '무관 탈출'이 간절하다.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뒤 레버쿠젠, 토트넘까지 늘 팀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지만 그간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목에 건 금메달이 유일한 우승이다.

많은 축구 팬들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손흥민의 눈물을 기억한다. 알제리와 조별예선 2차전에서 2-4로 완패한 뒤 '대표 팀 막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펑펑 울었다.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일본에 막혀 결승 진출에 실패했을 때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온두라스에 덜미를 잡혔을 때도, 2019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리버풀 벽을 넘지 못했을 때도 눈물을 흘렸다.

올해로 데뷔 11년째지만 아직도 손흥민은 스물여덟 살이다. 최소 2~3년간은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는 젋은 나이다. 어제와 오늘 흘린 패배와 탈락, 준우승의 아픈 눈물이 앞으로는 승리와 진출, 우승의 행복한 눈물로 바뀌기를 국내외 축구 팬들이 바라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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