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개숙인 손흥민을 격려하는 맨체스터시티 케빈 더브라위너. ⓒSPOTV NOW 캡처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시티, 첼시, 리버풀, 그리고 아스널까지. 이들을 지지하는 팬들 중 일부는 토트넘을 '빅6'로 인정하지 않는다. "토트넘의 우승 트로피는 아우디컵뿐"이라고 조롱한다.

토트넘은 2007-08시즌 잉글랜드 리그컵 이후 공식 대회 우승이 없다. 2016-17시즌 프리미어리그 준우승과 2018-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우승 트로피가 없다"는 말에 토트넘 팬들은 반박할 수 없다.

길어지는 무관 세월에 해리 케인(27)의 인내심이 끝내 터졌다. 케인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우승하고 싶다"며 "구단을 사랑하지만 발전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면 팀을 떠날 수 있다"는 폭탄 발언으로 토트넘을 발칵 뒤집었다.

손흥민도 마찬가지다. 함부르크를 시작으로 바이에른 레버쿠젠을 거쳐 토트넘에서 6번째 시즌을 맞이한 올해까지, 우승 트로피가 없다. 두 선수는 26일(한국시간) 카라바오컵 결승전이 누구보다 간절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0-1로 무릎을 꿇었다. 후반 36분 프리킥에서 아이메릭 라포르테에게 결승골을 허용했다. 슈팅 수 2-21로 사실상 전후반 내내 압도당한 경기였다.

손흥민은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케빈 더브라위너를 비롯해 필 포덴, 일카이 귄도안, 그리고 토트넘에서 동료였던 카일 워커 등 맨체스터시티 선수들이 손흥민을 위로했다. 우승 경험이 많은 팀 동료 가레스 베일 역시 손흥민을 다독였다. ESPN 등 현지 매체들은 손흥민의 눈물을 비중 있게 다뤘다. 케인 역시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오랫동안 경기장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케인과 손흥민의 무관 경력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어느덧 현지 나이로 케인은 28세, 손흥민은 29세에 접어들었다. 길지 않은 전성기이기에 토트넘에 몸담고 있는 동안 두 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나란히 빅클럽의 관심을 받고 있는 두 선수이기에 카라바오컵 결승전 우승으로 두 선수에게 잔류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기대하지 않았던 이번 결과로 두 선수에 대한 이적 압박은 더욱 커지게 됐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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