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사진만 보면 엄청난 명승부가 펼쳐진 것 같지만, 실제 프란시스 은가누와 데릭 루이스의 1차전은 희대의 졸전이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그래플러들끼리 만나면 경기가 타격전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있다.

2019년 10월 데미안 마이아와 벤 아스크렌의 맞대결이 그랬다. 그래플링 고수들의 어설프지만(?) 뜨거운 난타전에 옥타곤이 후끈 달아올랐다.

결과는 마이아의 리어네이키드초크 승리. 예상외의 명승부였고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에도 올랐다.

변수가 많은 종합격투기는 늘 의외성을 지닌다.

강타자 프란시스 은가누(34, 카메룬)와 데릭 루이스(36, 미국)의 조합은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둘 모두 한 방이 있는 헤비급 파이터니까, 당연히 시원한 KO 승부가 예상됐다.

뚜껑을 열어 보니, 궁합이 최악이었다. 서로의 파괴력을 너무 의식했다. 둘 다 선제공격을 하지 않고 기다리기만 했다. 그게 15분 동안 계속될지 아무도 몰랐다.

2018년 7월 8일(이하 한국 시간) UFC 226 은가누와 루이스의 맞대결은 UFC 역사상 최악의 졸전으로 남아 있다.

▲ 프란시스 은가누가 모국 카메룬에서 카퍼레이드에 나섰다. 스포츠 영웅으로 주목받았다.

이번엔 다를까? 은가누가 지난달 UFC 헤비급 챔피언에 오르고, 타이틀 1차 방어전 상대로 루이스가 언급되고 있다. 은가누가 UFC에서 지난 패배를 설욕하지 못한 유일한 파이터가 루이스다.

원래 전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존 존스와 슈퍼 파이트가 기대됐으나, 현재 분위기에선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존스가 은가누와 대결에 파이트머니 3,000만 달러(약 330억 원)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존스는 "그런 구체적인 액수를 언급한 적이 없다"며 맞서는 중이다.

양측이 대립각을 세우는 현 상황이 루이스는 반갑다. 은가누와 2차전은 1차전과 180도 다른 양상이 될 것이라며 시선몰이에 나섰다.

루이스는 29일 ESPN과 인터뷰에서 "재밌는 경기가 될 것이다. 1차전 이후 우리는 많은 걸 배웠다. 둘 다 실력이 좋아졌다"며 "5라운드 경기가 되겠지만 지루한 틈이 없을 것이다. 엄청난 주먹이 오가는 타격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발 더 나아가 첫 주먹 교환에서 승패가 갈릴 수 있다고도 했다.

"일합(一合)에 끝날 수 있다. 그를 KO로 잠재울 것이다. 커티스 블레이즈를 첫 타격전에서 KO시킬 뻔했다. 블레이즈가 도망가서 기회를 못 살렸다. 은가누가 자이르지뉴 로젠스트루이크를 상대로 보여 줬던 것처럼 밀고 들어온다면, 무조건 KO가 날 것이다."

도전자가 존스가 될지 루이스가 될지 아직 모르지만, 은가누는 일단 여유를 두고 다음 일정을 잡으려고 한다. 오는 8월 출전을 이상적으로 보고 있다.

은가누는 최근 모국 카메룬으로 날아가 금의환향했다. 카퍼레이드로 거리를 누비며 카메룬 스포츠 영웅으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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