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경기 막판 백기를 들었다. 3-11로 뒤진 8회초 수비에서 사이드암 오현택을 내리고 3루수 김민수를 등판시켰다. 이어 9회에는 유격수 배성근을 마운드로 올렸다. 승기가 넘어간 상황에서 불펜진을 최대한 아끼겠다는 심산에서였다.
롯데의 이러한 전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4월 17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외야수 추재현과 내야수 배성근, 오윤석이 연달아 마운드를 밟았고, 닷새 뒤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선 포수 강태율이 투수로 잠시 포지션을 바꿨다.
그리고 5월의 첫 번째 날인 이날 경기에서도 다시 야수가 마운드로 올랐다. 김민수였다. 이날 8번 3루수로 선발출전한 김민수는 8회 수비 때 오현택을 대신해 투수 글러브를 끼고 등장했다. 이어 9회에는 유격수 배성근이 마운드를 넘겨받았다.
이틀 연속 불펜진 소모가 큰 롯데였다. 전날 선발투수 박세웅이 4회 1사 1·3루에서 내려간 뒤 오현택~박진형~서준원~구승민~이인복이 남은 이닝을 쪼개서 책임졌다. 이어 2차전에서도 선봉장 이승헌이 4회 무사 만루에서 강판되면서 서준원~박재민~오현택이 7회까지 바통을 넘겨받았다. 그러는 사이 7회 한화 하주석의 만루포 등으로 격차는 3-11까지 벌어졌고, 필승조로 분류되는 김대우와 최준용, 김원중을 제외하고 남은 불펜투수들이 대거 가동된 롯데의 마지막 고육지책은 야수 등판이었다.
올 시즌 KBO리그는 투수의 야수 변신이 핫이슈로 떠올랐다. 한화 지휘봉을 새로 잡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승기가 넘어간 경기에서 야수를 마운드로 올리면서 화제가 됐고, 이를 놓고 갑론을박이 일면서 진폭이 커졌다.
일단 롯데 허문회 감독도 경기 막판 패색이 짙은 상황이 되면 수베로 감독과 비슷한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다만 활용폭의 차이는 있다. 한화는 내야수 강경학이 1경기, 외야수 정진호가 2경기를 투수로 소화했을 뿐이지만, 롯데는 벌써 야수 5명이 마운드를 밟았다. 배성근의 경우 2게임을 투수로 뛰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지금까지 롯데 마운드로 올라온 야수들은 나란히 무실점 투구를 보였다. 추재현과 오윤석, 강태율 모두 실점이 없었고, 이날 역시 김민수와 배성근이 8회와 9회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물론 씁쓸한 뒷맛까지 지울 수는 없는 하루였다.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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