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손아섭(오른쪽)이 1일 사직 한화전에서 6회말 스트라이크 판정을 놓고 김병주 주심에게 항의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스스로 무너졌다는 표현 말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었다. 롯데 자이언츠가 연일 투타의 불균형 속에서 3연패 수렁으로 빠졌다. 그러는 사이 순위는 공동 최하위까지 내려앉았다.

롯데는 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서 3-11로 졌다. 선발투수 이승헌이 3이닝 8피안타 3볼넷 6실점(5자책점)으로 무너졌고, 타선마저 침묵하면서 최근 3연패를 당했다.

승부의 흐름을 일찌감치 넘겨준 롯데였다. 초반부터 마운드와 수비진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먼저 이승헌은 1회초 선두타자 정은원과 장운호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하주석을 좌익수 뜬공으로 잘 처리했지만, 라이온 힐리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맞아 1실점했다. 그리고 노시환에게 다시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고, 김민하의 3루수 땅볼 때 3루 주자 힐리에게 홈을 내줬다.

1회부터 0-3으로 몰린 롯데는 2회 아쉬운 수비까지 겹쳤다. 1사 1루에서 정은원이 때려낸 땅볼 타구를 1루수 이대호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공이 글러브로 빨려들어가지 않고, 옆으로 튀었고, 그 사이 타자와 주자가 모두 살아남았다.

이는 결과적으로 추가점의 빌미가 됐다. 장운호의 투수 방면 내야안타로 이어진 1사 만루에서 하주석이 2루수 땅볼로 3루 주자 유장혁의 득점을 도왔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도 롯데의 아쉬운 수비가 나왔다. 2루수 안치홍과 유격수 딕슨 마차도의 연계 동작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하면서 하주석이 1루에서 살았다. 원심은 아웃이었지만, 한화의 비디오 판독 요구 이후 판정은 번복됐다.

▲ 롯데 선발투수 이승헌이 1일 사직 한화전 도중 잠시 고개를 숙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이후 경기는 한화가 완벽하게 주도했다. 킹험이 5회까지 단 하나의 실점도 하지 않으면서 롯데 타선을 철저하게 틀어막았다. 6회 안치홍에게 내준 2타점 좌전 2루타가 유일한 흠일 뿐이었다.

한화가 쐐기를 박은 시점은 7회였다. 선두타자 이해창의 우전 2루타와 박정현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3루에서 유장혁이 중전안타를 때려내 7-2로 도망갔다. 이어 정은원과 장운호가 바뀐 투수 박재민으로부터 연속 볼넷을 얻어내 1사 만루를 만들었고, 하주석이 다시 바뀐 투수 오현택으로부터 우월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여기에서 승기를 내준 롯데는 이대호와 마차도, 정훈 등 주축 야수들을 모두 벤치로 불러들이면서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그리고 8회와 9회 3루수 김민수와 유격수 배성근을 마운드로 올리면서 패배를 인정했다.

전날 난타전 속에서 7-11로 진 롯데는 이날마저 패하면서 최근 3연패 수렁으로 빠졌다. 그리고 같은 날 9위 키움 히어로즈가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13-9 승리를 거두면서 순위가 뒤바뀌게 됐다. 키움이 8위(11승14패)로 올라간 반면, 롯데는 한화와 함께 공동 최하위(10승14패)로 내려앉았다.

이렇게 롯데가 최하위로 내려가는 사이, 사직구장은 이번 주말 3연전 이틀 동안 매진을 이루지 못했다.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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