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수원 kt전에서 3볼넷을 얻으며 분전한 최형우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KIA 중심타자 최형우(38)는 최근 성가신 병과 싸우고 있다. 우측 눈에 문제가 생겼다. 정확한 병명은 중심장액성 맥락망막병증. 조금 쉽게 표현해 망막 쪽에 물이 찼고, 이것이 치유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게 진단 결과였다.

항상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어쩔 때는 잘 보이다가, 어쩔 때는 또 흐릿하게 보인다는 게 KIA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주기를 선수가 조절할 수가 없으니 더 답답할 노릇이었다. 0.4초 안에 날아오는 공을 쳐내야 하는 타자에게는 초점이 순간적으로만 흐트러져도 큰 손실이다. 결국 4월 30일 경기에서는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1일 수원 kt전 라인업에는 돌아왔다.

왕도가 없다. 자연 치유가 필요한 상황이다. 시간이 약이라는 의미다. 코칭스태프도 고충을 잘 알고 있는데, 하물며 팀의 베테랑 타자인 최형우가 경기에 나가기 어렵다고 하면 굳이 넣을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침체된 타선을 생각한 선수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뛰는 데 아주 큰 지장이 없다면 나가려고 했다. 

고육지책으로 야간 경기임에도 시력을 보호할 수 있는 고글을 쓰고 등장했다. KIA 관계자는 “어느 날에는 노란색을 껴보기도 하고, 어느 날에는 빨간색을 껴보기도 하더라”며 최형우의 노력을 안쓰러워했다. 사실 이 보호용 고글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검증된 게 없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또렷하게, 잘 보일까 싶어 애를 썼던 것이다.

1일 경기에서는 안타를 치지 못했다. 2회에는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분전했다. 성치 않은 오른쪽 눈을 가지고 더 집중했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6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랐다. 7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선두타자로 나서 7구 승부를 벌이며 역시 볼넷을 얻었다. 1B-2S의 불리한 카운트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버텼고 결국 투수가 먼저 무너졌다.

0-3으로 뒤진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무사 1,2루에서 역시 볼넷을 골라 기회를 확장시켰다. 먼저 3B을 얻은 끝에 역시 출루했다. 안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세 차례나 볼넷을 골라 활발하게 출루했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KIA는 이날 무득점에 그치며 0-3으로 졌다. 방망이가 시원하게 터지지 않는 베테랑의 답답함도 이어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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