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오늘(1일) 투구는 50점 정도 주고 싶다."
두산 베어스 우완 유망주 곽빈(22)은 1044일 만의 복귀전을 냉정하게 되돌아봤다. 스스로 '잘했다'는 생각보다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든 하루였다. 스스로 준 점수는 100점의 절반인 50점. 앞으로 절반을 더 채워가겠다는 각오로 다음을 준비한다.
곽빈은 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2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지난 2018년 6월 2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약 3년 만이었다. 그해 가을 팔꿈치 통증으로 수술대에 오르는 바람에 재활 훈련으로 긴 시간을 보냈다.
곽빈은 이날 4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4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고 승패 없이 물러났다. 투구 수는 82개였다. 최고 구속 150km에 이르는 직구(41개)에 슬라이더(22개), 체인지업(12개), 커브(7개)를 섞어 던지면서 SSG 타선을 상대했다.
직구에 힘이 있었다. SSG 타자들은 곽빈의 시속 140km 후반대 직구에 헛방망이를 돌리며 어려움을 겪었다. 포수 장승현은 "2년 전에 공을 받아보고 경기에서는 오늘(1일) 처음 받아봤는데, 확실히 힘이 좋아졌다"며 엄지를 들었다.
1회 시작은 아쉬움이 컸다. 곽빈은 선두타자 추신수에게 우월 홈런을 맞아 0-1 선취점을 뺏겼다. 복귀전에서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과 긴장감이 더 컸다면, 곽빈은 이때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곽빈은 어떻게든 버텼다. 다음 타자 김강민과 최정을 각각 2루타와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 2루 위기가 이어졌지만, 제이미 로맥과 한유섬을 연달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한고비를 넘겼다. 정의윤을 볼넷으로 내보내 자초한 2사 만루 위기에서는 김성현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추가 실점을 막았다.
곽빈은 2-1로 앞선 5회 선두타자 추신수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선발투수로 임무인 5이닝을 다 채우지 못한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다음 타자 김강민을 유격수 병살타로 돌려세우는 듯했지만, 2루수 박계범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1사 2루 위기가 이어졌다. 투구 수가 82개로 불어나자 벤치는 바로 홍건희로 마운드를 바꿨다.
곽빈은 경기 뒤 "잠실에서 던지는 게 거의 3년 만이라서 설레고 걱정됐다. 1회에 추신수 선배님께 홈런을 맞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볼넷을 줄여야겠다. 야수 형들을 믿고 이닝을 길게 던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반성하는 마음이 가득한 소감을 밝혔다.
배터리 호흡을 맞춘 장승현은 긍정적인 이야기를 더 들려줬다. 그는 "(곽)빈이가 5회쯤에 힘이 떨어진 것이 보였다. 그래도 체력을 조금만 더 키우면 완벽할 것 같다"고 힘을 실어줬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곽빈이 계속해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기회를 많이 주겠다"고 이미 선언한 상태다. 재활 기간이 길었던 만큼 관리는 철저히 해줄 생각이다. 첫 등판에서 80구를 넘기자 칼 같이 바꿔준 이유다.
곽빈 스스로는 아쉬움이 더 컸겠지만, 희망적인 요소도 많았던 복귀전이었다. 앞으로 지금의 아쉬움을 조금씩 줄여나갈 수 있다면, 올 시즌 두산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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