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엽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대구, 박성윤 기자] 지난해 확실한 핵심 타자로 자리를 잡았지만, 올 시즌 부진과 함께 좀처럼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감독은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그를 마냥 선발 라인업에 넣을 수는 없다. 삼성 라이온즈 김동엽 이야기다.

지난해 김동엽은 삼성 중심 타자로 자리를 잡았다. 타율 0.312, 20홈런 74타점으로 삼성 타선을 이끌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FA(자유 계약 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오재일과 함께 삼성 중심 타선을 맡을 것으로 보여졌다.

그러나 개막 후 한 달이 지난 가운데 김동엽은 꾸준히 선발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시즌을 준비하는 스프링캠프 초반에 활배근을 다쳤다. 김동엽은 국내에서 열린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치르지 못했고 재활군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개막 후 일주일 뒤 김동엽은 1군 엔트리에 합류했다. 오재일, 이성규 등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김동엽 가세는 삼성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김동엽은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11경기에 나선 김동엽은 타율 0.125(32타수 4안타) 홈런 없이 3타점만을 기록했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1군에서는 기회를 줄 수 없다는 점을 짚었다. 안타까워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1일 경기 전 그는 "김동엽은 출전 보장을 받고 타석에 많이 서야 하는 유형의 선수인데, 지금 현재 팀 상황에서 그 정도 여유는 없다. 외야에 호세 피렐라-박해민-구자욱 주전이 있는 상태다. 기회를 줘야 하는데, 선수의 개인적인 유형 때문에 팀이 피해를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나가는 게 원칙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1군은 본인이 만들어서 쟁취하는 곳이다. 챙겨주는 곳이 아니다.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하는게 본인 임무다. 매일매일 전투가 벌어지는 냉정한 곳에서 선수 하나에게 맹목적인 출전 시간 보장을 해줄 수는 없다. 선수 개인의 출전을 보장해주면 좋을 수도 있지만, 팀으로 보면 한 선수를 편애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팀 선수를 향해 냉정하게 말한 허 감독은 멋쩍은 듯 "김동엽이 들으면 섭섭할 수도 있겠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선수 입장에서는 지난해 성적을 냈는데 왜 기회를 안 주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선수 하나하나를 다 챙겨줄 수는 없다.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어렵다"며 김동엽이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김동엽은 2일 엔트리에서 빠졌다. 오히려 퓨처스리그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게 낫을 것이라는 삼성 더그아웃의 판단이었다. 허 감독은 2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1군에서 보장된 타석이 없어서 말소했다. 김동엽은 공격력을 가진 타자다. 한 단계 향상된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많은 훈련과 실전 출전으로 경기력 향상이 필요하다. 경기력 향상에 목표를 두고 퓨처스리그로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섭섭할 수도 있겠지만, 냉정한 1군 무대의 현실이다. 김동엽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삼성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구자욱, 호세 피렐라, 강민호, 오재일, 이학주 등이 버티며 삼성 공격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타격은 늘 좋을 수 없다. 좋았던 선수도 숨고르는 시기가 온다. 퓨처스리그에서 정상적인 타격 컨디션을 만들고 있다면, 분명 김동엽에게 다시 기회가 올 것이다.

스포티비뉴스=대구,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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