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맷 윌리엄스 KIA 감독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KIA는 1일 수원 kt전에서 0-3으로 졌다. 에이스인 애런 브룩스를 선발로 내고도 패해 아쉬움이 두 배로 큰 경기였다.

선취점을 내준 3회 과정이 조금 아쉬웠다. 1사 1루에서 김민혁이 3루 쪽으로 기습번트를 댔다. 발이 빠른 김민혁으로서는 최소 주자를 2루로 보내고, 여차하면 자신까지 살아보겠다는 의도로 보였다. 3루수 김태진의 포구 과정은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다음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됐다.

김태진은 처음에 2루를 생각했다. 번트 타구가 느린 게 아니라 2루에서도 승부가 가능한 타이밍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2루 베이스를 지키는 KIA 선수가 단 하나도 없었다. 유격수는 3루 쪽으로, 2루수는 1루 베이스 쪽으로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2루에 선수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김태진은 뒤늦게 1루로 공을 던졌으나 김민혁의 발이 더 빨랐다. 야수선택으로 기록됐다.

어수선한 사이 강백호가 2루수를 그냥 뚫어버리는 적시타를 쳐 kt가 선취점을 뽑았다. 사실 그냥 홈런을 맞는 것보다 기분이 더 나쁜 상황이었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2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이 상황을 돌아보며 “사실 그때는 이상한 플레이가 나왔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게 사실이다”고 운을 뗀 뒤 “푸시 번트를 할 때 유격수 쪽으로 번트를 대려는 것처럼 보였는데, (3루수) 김태진이 볼을 잡았을 때는 2루에서 잡을 수 있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설명을 이어나갔다. 

이어 윌리엄스 감독은 “김선빈은 번트가 나왔을 때 1루로 가는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는 김태진이 2루로 던지려는 타이밍에서 비어있는 것을 발견했고, 1루 타이밍이 늦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이 플레이는 슬러그 번트라고 하는데, 타자의 목표는 3루수 옆에 유격수 사이에 공간에 번트를 대는 플레이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1사 주자 1루에서 2루 베이스를 비워두는 건 애당초 팀의 시프트나 수비 구상에 없었다는 이야기다.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정리하면, 번트 모션이 나오면 기본적으로 유격수가 2루 베이스를 커버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민혁의 번트 코스가 절묘했고, 3루수와 유격수가 이 타구를 모두 쫓다보니 2루 베이스가 비어 버린 것이다. 김민혁의 번트 하나가 KIA 내야를 흔들었다.

한편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나지완은 4일쯤 퓨처스리그에 합류해 1군 복귀를 재촉할 예정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열흘을 생각하고 내려갔다”면서 재등록 기간을 채우면 곧바로 1군에 올릴 뜻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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