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현대의 백승호(왼쪽)와 김보경(오른쪽) ⓒ전북 현대


[스포티비뉴스=전주, 이성필 기자] '박지성 후계자' 김보경(전북 현대)의 농익은 센스를 볼 수 있었던 경기였다.

김보경은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13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전에 전반 32분 이성윤을 대신해 교체 투입됐다.

충분히 선발 출전이 가능한 자원이었지만, 22세 이하(U-22) 선수 의무 출전 규정에 따라 김보경은 희생양이 됐다. 교체된 이성윤이 U-22 선발 자원이었다.

카디프시티(웨일스)를 통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경험했던 김보경은 마츠모토(일본), 전북, 가시와 레이솔(일본), 울산 현대 등을 지나 지난해 다시 전북으로 왔다.

2019년 12월 동아시아 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이후로 국가대표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지만, 기량 자체는 준수했다. 올 시즌에도 이날 경기 전까지 5도움으로 도움 부문 1위였다.

패기를 앞세운 이성윤, 이지훈과 달리 김보경은 노련했다. 제주가 터프하면서도 압박으로 경기를 풀어갔지만, 김보경이 바로우, 백승호와 동시에 들어간 뒤에는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후반 시작 후 김오규에게 허리를 가격 당해 쓰러질 정도로 김보경은 집중 견제를 받았다. 고형진 주심은 김오규에게 경고 한 장을 던졌다.

김보경의 진가는 0-1로 지고 있던 후반 14분이었다. 류재문의 패스를 김보경이 수비 사이에서 왼발 패스로 공간을 열었고 침투한 일류첸코가 골망을 흔들었다. 수비 사이의 길을 본 시야에 왼발로 타이밍을 조절하며 일류첸코에게 넣은 패스는 일품이었다.

이후에도 김보경은 패스와 세트피스로 전북을 조율했다. 제주의 압박이 강해 쉽지 않았지만, 섬세하게 풀었다. 41분 프리킥을 구스타보의 머리에 정확히 배달했다.

전북은 1-1로 비기며 12개 팀 중 유일하게 13경기 무패를 이어갔다. 답답했던 상황에서 김보경의 축구 지능이 전북을 패배 위기에서 살렸다. 


스포티비뉴스=전주,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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