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3루수 허경민(왼쪽)이 시구를 마친 아버지 허성남 씨와 포옹하고 있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아버지, 야구 그만두는 날까지 주전으로 많이 나오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두산 베어스 3루수 허경민(31)은 2일 잠실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야구 선수로 생활하면서 꼭 해보고 싶은 꿈을 이뤘다. 아버지 허성남 씨가 이날 시구자로 나섰다. 아버지는 마운드 위에서 자랑스러운 아들을 향해 힘차게 공을 던졌고, 아들은 받은 공을 들고 뛰어가 아버지를 꼭 껴안았다. 2009년 두산에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한 지 13년 만에 이룬 일이다. 

이번 이벤트는 구단이 허경민의 개인 통산 1000안타를 축하하기 위해 기획했다. 허경민은 지난 17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3회 2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 앤드류 수아레즈를 상대로 우전 안타를 때려 통산 안타 1000개를 채웠다. KBO리그 역대 105번째 기록이었다. 두산은 2일 허경민의 진기록을 축하하는 자리에 아버지 허 씨를 초청해 더욱 뜻깊은 시간이 되도록 신경을 썼다. 

아버지 허 씨는 시구를 앞두고 조금 긴장한 듯 보였지만, 자랑스러운 아들을 지켜보는 내내 밝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시구를 하고 곧장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려다 달려오는 아들을 발견하고는 발걸음을 돌려 진한 포옹을 나눴다.

허경민은 "정말 야구 인생에서 꼭 해보고 싶은 것 가운데 하나를 이룰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그동안 아버지께서 아들 뒷바라지 해주시느라 고생 많이 하셨는데, 이렇게 시구까지 멋지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며 엄지를 들었다. 

▲ 허성남 씨는 아들 허경민을 향해 힘차게 공을 던졌다. ⓒ 연합뉴스
▲ 허경민(가운데)은 KBO리그 역대 105번째로 개인 통산 1000안타를 달성했다. 아버지 허성남 씨(왼쪽에서 3번째)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두산 베어스
아버지와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한 구단과 두산 선수단, 그리고 상대 팀 SSG 선수단에도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허경민은 "자리를 마련해주신 두산 구단에 대단히 감사하고, 축하해 준 우리 선수단에도 감사하다. 또 축하를 같이해주신 SSG 감독님, 코치님들, 그리고 선수분들께도 정말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허경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어 리그 최정상급 내야수 대우를 받았다. 두산과 4+3년 85억 원에 도장을 찍으며 원클럽맨의 꿈을 이뤘다. 7년이란 긴 시간을 보장한 구단을 위해, 또 미래를 이끌 후배들의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올해는 2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3(102타수 35안타), OPS 0.808, 1홈런, 9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 전반적으로 팀 타격 페이스가 떨어져 있을 때 리드오프로서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줬고, 허경민이 지키는 3루는 여전히 상대 팀에 통곡의 벽이다. 경기 외적으로도 후배들을 살뜰히 챙기며 팀에 기여하고 있다. 

이미 아버지에게 더 없이 자랑스러운 아들이겠지만, 허경민은 앞으로도 아버지가 아들을 보며 환하게 웃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하려 한다. 또 7년 뒤 딸 서우가 시구자로 나서는 꿈도 이루려면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

허경민은 마지막으로 아버지에게 "야구를 그만두는 날까지 주전으로 많이 나오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아들이 되겠다. 그러니 그동안 고생하신 어머니와 데이트도 많이 하면서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아들로서 부탁드리겠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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