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5월까지 5할 승부를 생각했다. 더 이상 부상 선수 없이 5월까지 5할 승률로 버티면 치고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5월까지 5할 승률을 지키는 게 첫 번째 목표라고 밝혔다. 두산은 3일 현재 13승12패 승률 0.520으로 LG 트윈스, SSG 랜더스와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주전 포수 박세혁(안와골절), 필승조 박치국(팔꿈치 불편), 중견수 정수빈(내복사근 손상)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꾸준히 중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선두 삼성 라이온즈와는 2.5경기차로 언제든 좁힐 수 있는 거리다. 

5월을 특별히 언급한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우완 곽빈의 복귀였다. 곽빈은 2018년 데뷔 시즌에 김 감독에게 좋은 구위로 눈도장을 찍었다. 특히 날카롭게 떨어지는 커브가 돋보였다. 하지만 그해 가을 팔꿈치 통증으로 수술대에 올랐고, 지난 1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하기까지 1044일이 걸렸다. 

곽빈은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기량을 점검했다. 4경기에서 2승1패, 18⅓이닝, 26탈삼진, 평균자책점 0.98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마침 1군 선발 이영하와 유희관이 고전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육성선수 신분인 곽빈을 정식 선수로 등록할 수 있는 5월 1일에 맞춰 불러올렸다.

김 감독은 곽빈의 복귀전을 지켜보면서 당분간 선발 로테이션에 고정해도 괜찮겠다는 확신을 얻었다. 김 감독은 "2018년에는 전체적으로 어린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힘이 붙은 느낌이 든다. 정말 잘 던졌다. 앞으로 괜찮을 것 같다. 부상이 있었기 때문에 그 점(체력, 투구 수)을 항상 생각하면서 선발로 계속 던지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아리엘 미란다-최원준-워커 로켓까지 선발 3명이 안정적인 만큼 곽빈과 유희관이 로테이션만 돌아줘도 버틸 수 있다는 계산이다. 

불펜은 박치국의 빈자리가 느껴진다. 김 감독은 "(이)승진이, (박)치국이, (김)강률이가 맡아주면 선발이 짧게 던져도 괜찮은데, 지금은 선발이 5이닝이나 전에 끝나면 치국이 공백이 느껴지긴 한다. 선발이 최대한 끌어주고 타자가 조금 더 점수를 내줘서 중간 투수들이 편히 갈 수 있는 상황이 나와야 한다. 빡빡한 상황에는 어쩔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일단 필승조를 가동하는 경기에는 김강률을 마무리 투수로 고정하면서 이승진과 홍건희에게 아웃카운트 3개 이상을 맡기는 전략으로 버티고 있다. 이달부터는 장원준을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활용하며 필승조의 아웃카운트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추격조인 김명신과 박종기 등도 필요에 따라 필승조와 함께 기용하며 말 그대로 버티고 있다. 

김 감독은 박치국이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팔 상태가 괜찮아져 1군에 합류하면 불펜 걱정은 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안방마님 박세혁이 빠진 자리는 장승현이 기대 이상으로 채워주고 있다. 수비는 그동안 좋은 평가를 받은 만큼 안정적이고, 경기를 치를수록 타격에서도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최용제도 장승현과 부담을 나누며 보탬이 되고 있다. 두산은 박세혁이 지난달 중순 이탈했을 때 장승현과 최용제로 1~2개월은 버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후 박세혁이 돌아오고, 장승현과 최용제가 그동안 쌓은 경험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면 안방은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정수빈이 이탈한 자리는 조수행과 김인태가 잘 채워주고 있다. 조수행은 수비, 김인태는 타격에 무게를 두고 두 선수의 출전 시간을 배분하고 있다. 정수빈은 현재 2군에서 훈련을 시작한 상태다. 김 감독은 "2군에서 몇 경기를 뛰게 한 다음에 합류시킬 생각"이라고 밝혔다. 

출전 정지 징계를 마치고 돌아오는 내야수 강승호도 플러스 요소다. 김 감독은 강승호가 올 시즌 남은 26경기 징계를 마치면 바로 불러올릴 계획이다. 상황에 따라 2군에서 실전 경험을 조금 더 쌓게 한 뒤 부를 가능성도 있다. 

김 감독은 강승호를 보상선수로 데려올 때부터 공격력 강화를 기대했다. 지금으로서는 하위 타선에서 무게감을 더할 가능성이 크다. 포지션은 2루수와 3루수를 생각하고 있다. 2루수 박계범과 경쟁 구도를 그리고, 3루수 허경민의 체력을 안배해주면서 내야 뎁스를 더욱 두껍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5월에 새로 합류하는 곽빈과 강승호, 그리고 부상에서 돌아올 정수빈, 박치국, 박세혁 등이 힘을 보태 준다면 충분히 상위권 싸움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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