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투수 이의리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고유라 기자] KIA 타이거즈의 국내 선발 마운드가 흔들리고 있다.

올 시즌 KIA는 무엇보다 선발진 완성에 큰 공을 들였다. 누군가 1명은 메이저리그로 떠난 양현종의 빈자리를 채워주길 바라며 스프링캠프에서 6~7명을 선발 후보로 놓고 경쟁을 벌였다. 좌완으로는 이의리, 장민기, 김유신, 우완으로는 기존의 임기영, 이민우 뿐 아니라 장현식, 남재현, 김현수, 김현준 등이 선발 수업을 받았다.

이들 중 가장 잘하는 투수를 선발 로테이션에 넣고 나머지는 불펜에서 활용하겠다는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의 시나리오는 개막부터 어긋났다. 개막 로테이션에 들어간 임기영, 김현수가 모두 부진으로 1~2경기 만에 2군에 갔다. 이민우가 다시 로테이션에 합류했지만 그 역시 2경기 만에 2군으로 향해야 했다.

3일 기준 KIA의 국내 선발 평균자책점은 7.22로 해당 부문에서 10개 팀 중 최하위로 처져 있다. 애런 브룩스(2.70), 다니엘 멩덴(3.45)은 자기 몫을 하고 있지만 이민우(16.50), 임기영(0.16), 김유신(8.64) 등이 경기 초반 분위기 싸움을 제대로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kt와 최근 3연전에서 

가장 믿고 볼 국내 선발이 신인 이의리라는 것은 새 보석을 발견했다는 점에서는 좋은 일이지만 그만큼 기존의 투수진이 불안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기도 하다. 이의리는 데뷔 시즌 4경기에서 1승무패 평균자책점 2.42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28일 광주 한화전에는 6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 데뷔 첫 승을 거두기도 했다. 

올해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1차지명으로 KIA 유니폼을 입은 이의리는 간결하면서도 예쁜 폼, 뛰어난 직구 제구력, 노력한 경기 운영 능력이 류현진, 김광현 등 국대급 좌완 선배들의 어린 시절을 보는 것 같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85년 이순철 이후 대가 끊겼던 KIA의 신인왕 계보를 36년 만에 다시 이을 수도 있다는 핑크빛 기대도 받고 있다.

어느새 KIA 선발은 이의리가 없는 상황을 상상도 할 수 없게 됐. 개막 후 외국인 원투펀치와 함께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것은 이의리 뿐이기에 막내에 대한 애정과 고마움이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양현종이 빠지면서 우완 일색이던 KIA 선발진에 좌완으로서 결코 빠질 수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의리다. 

KIA는 최근 11경기 연속 4득점 이하를 기록하는 등 팀 타선이 전체적으로 가라앉아 있다. 여기에 선발이 일찌감치 실점할 경우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경기 중반쯤부터 승기를 내주는 무기력한 상황이 반복된다. 25경기를 치러 12승13패를 기록하며 승률 5할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KIA가 시즌 동안 막내에게 기대지 않고 끌고 갈 투수진을 키워낼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광주,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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