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롯데 나균안이 1군 복귀전을 앞두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엔트리 변경 소식을 전했다. 우완투수 이승헌(23)이 2군으로 내려가고 나균안(23)이 1군으로 콜업됐다는 내용이었다.

여러모로 전격적인 결정이었다. 그간 2군에서 마운드 경험은 쌓고 있었지만, 1군 콜업은 아직 이르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진형이 부진해 2군으로 내려가고 이승헌마저 난조를 보이는 상황에서 롯데는 추가 지원군이 필요했고, 지난해와 올해 2군에서 계속해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낸 나균안을 불러들이기로 했다.

특히 이번 1군 콜업은 나균안의 최근 험난했던 발자취를 비추어 봤을 때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마산용마고 시절부터 포수 유망주로 이름을 날렸던 나균안은 2017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 2차지명에서 롯데로부터 1라운드 호명을 받았다. 그리고 데뷔와 함께 5경기를 뛰면서 1군 공기를 짧게 맛봤다.

도약의 기회는 일찍 찾아왔다. 주전 안방마님 강민호(36)의 삼성 라이온즈 이적으로 공백이 생겼고, 나균안은 2018년과 2019년 각각 106경기와 104경기를 소화하면서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

그러나 1군 안착은 쉽지 않았다. 1할대 타율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고, 포수로 뛰는 동안 잦은 실수를 범하면서 많은 비판의 목소리를 들어야 했다.

▲ 나균안의 투구 장면. ⓒ롯데 자이언츠
결국 나균안은 지난해 포수 마스크를 내려놓고 투수 변신을 택했다. 중학교 시절 투수 경험을 살리기로 했다. 기대 반, 걱정 반을 안고 내린 선택. 그런데 우려와 달리 포지션 전향은 꽤 순탄하게 진행됐다. 시속 140㎞대 중반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등의 변화구를 빠르게 익혔다. 또, 퀵모션이나 주자 견제와 같은 세부적인 능력도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해 2군 성적 역시 15게임(선발 14경기) 3승 4패 평균자책점 3.29로 준수했다.

그 사이 개인 신상에도 변화가 많았다. 지난해 7월에는 나종덕이라는 이름 대신 나균안이라는 새 이름을 가졌다. ‘개간할 균(畇)’과 ‘기러기 안(雁)’을 써서 “노력한 만큼 높이 올라가는 사람이 되자”는 뜻을 담았다. 이어 12월에는 결혼식을 올리고 새 가정도 꾸렸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4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한 나균안은 2일 콜업을 통해 마침내 1군 복귀 기회를 잡았다. 이르면 5일부터 열리는 사직 KIA 타이거즈와 2연전에서 홈팬들을 만날 수도 있다. 투수 전향 그리고 개명 후 첫 안방 나들이가 눈앞이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나균안은 제구가 좋고, 직구와 변화구도 잘 구사한다는 보고를 받았다. 최근 우리 투수들의 볼넷이 많이 늘어났는데 그런 부분에서 나균안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근 즐길 거리가 많이 사라진 롯데팬들에게 위안이 될 나균안의 두 번째 데뷔전이 다가오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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