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초반 부진에 빠진 라모스와 터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MLB)에서는 좌타자가 예전보다 고전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시프트의 발전도 원인 중 하나로 뽑힌다. 당겨치는 좌타자들의 타구를 시프트가 더 많이 걷어내면서 인플레이타구타율(BABIP)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KBO리그도 시프트가 과감해짐에 따라 좌타자들이 계속해서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18년 리그 전체의 BABIP은 0.329였지만, 지난해에는 0.313으로 떨어졌고, 올해는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0.306까지 더 떨어졌다. 지난해 0.320이었던 좌타자 BABIP은 올해 0.301까지 폭락했다. 오히려 우타자의 하락폭보다 더 컸다. 분명 예전만큼 인플레이가 안타로 이어지지 않는다. 꼭 시프트 때문은 아니지만, 하나의 이유로 분석할 수는 있다. 

외국인 선수들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KBO리그에서 성공을 거두고 재계약까지 골인한 로베르트 라모스(LG)와 프레스턴 터커(KIA)의 시즌 초반이 심상치 않다.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자신의 경력과 큰 거리가 있는 숫자다. 라모스는 24경기에서 타율 0.212, OPS(출루율+장타율) 0.660, 터커는 25경기에서 타율 0.245, OPS는 0.631에 머물고 있다. 굳이 지난해 수치와 대비하지 않아도 부진이 눈에 띈다.

두 선수에 대한 시프트는 확실히 지난해보다 노골적이다. 이제 3·유간을 거의 비워두는 시프트를 주저하지 않는다. 타구 비율을 봤을 때 그게 더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설사 빗맞은 단타를 허용한다고 해도, 2루타 이상의 장타력이 있는 두 선수에게는 그게 더 ‘싸게 먹힌다’는 계산도 있다. 예전 같았으면 1·2루간을 빠질 타구가 이제는 잡힌다. 외야 수비 위치도 더 정교해졌다.

기본적으로 두 선수의 부진한 타격감, 그리고 약간의 시프트 덫까지 더해져 BABIP이 심각하게 떨어졌다. 라모스의 BABIP은 지난해 0.314에서 올해 0.234로, 터커는 2019년 0.334에서 지난해 0.300으로, 올해는 0.271까지 계속 추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프트를 깨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강한 타구를 날려 이 수비를 무력화하는 것이다. 타구 속도가 빠르면 수비수가 정면에 있지 않은 이상 결국 외야로 나갈 확률이 높아진다. 일단 공이 빠르게 외야로 나가면, 수비 지역에 비해 수비수가 적은 외야에서는 장타 확률도 생긴다. 가장 좋은 건 담장 밖으로 공을 넘기는 것이다. 수비수는 이 타구에 어떤 일도 할 수 없다. 시프트를 떠나, 일단 타구의 질부터 향상시키는 게 우선이다.

시프트를 의식하지 않고 빨리 자신의 타격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그래서 나온다. 두 선수가 살아나야 부진한 팀 타선도 살아날 수 있다. 반대로 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 올 시즌 두 팀의 타격은 물론 두 선수의 향후 경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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