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케이시 켈리 ⓒ 스포티비뉴스 DB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1회 첫 9구 가운데 8개가 볼 판정을 받았다. 포수가 마운드에 올라와 투수를 다독여봤지만 다음 타자에게는 안타를 맞고 무사 만루에 몰렸다. 결국 투수코치까지 마운드에 올라왔다. 

1군 마운드가 낯선 선수 얘기가 아니다. '퀄리티스타트 보증수표' LG 외국인 선수 케이시 켈리가 1회에만 30구를 던지며 고전했다. 긴 이닝 투구를 장담하기 어려운 출발이었지만 켈리는 해냈다. 퀄리티스타트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6이닝을 버텼다. 

켈리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5볼넷 3탈삼진 4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타선 도움과 든든한 불펜 덕분인 동시에, 켈리의 6이닝 투구가 만든 승리다. 

켈리는 2019년 시즌부터 지난달까지 62경기에 나와 47번의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켈리보다 많은 퀄리티스타트 경기를 기록한 투수가 없다. 평균자책점도 2.88에 불과했다. 2.67을 기록한 에릭 요키시(키움)만 켈리 앞에 있었다.

올해도 계산이 서는 투구가 계속됐다. 개막 후 첫 5경기에서 모두 2실점 이하로 제몫을 했고, 최근 3경기는 모두 퀄리티스타트였다. 그런데 6번째 등판은 출발이 좋지 않았다. 허경민과 호세 페르난데스를 연달아 볼넷으로 내보냈고, 박건우에게 안타를 맞아 무사 만루가 됐다. 2점만 내준 것이 다행이었다. 

3회에는 선두타자 박건우에게 2루타를 맞아 위기에 몰린 뒤 1사 3루에서 양석환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2사 1, 2루에서는 유격수 실책까지 나오면서 4점째를 빼앗겼다. 

잠잠하던 LG 타선이 살아나면서 켈리도 힘을 냈다. LG는 3회 김현수의 2루타와 채은성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고, 1-4로 끌려가던 5회에는 김현수의 2점 홈런과 김민성-문보경의 연속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6회 홍창기 오지환의 연속 안타로 기어코 역전에 성공했다. 

켈리는 6회를 공 8개로 막고 승리 요건을 갖췄다. 1회부터 3회까지 볼넷을 5개나 내주며 투구 수가 68개까지 불어났는데, 4회부터 6회까지는 4사구 없는 깔끔한 투구로 30구 만에 아웃카운트 9개를 잡았다. LG는 정우영-김대유-송은범-고우석의 무실점 릴레이로 7-4 승리를 거뒀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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