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살아나는 타격감으로 3할 타율에 재진입한 이정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키움은 시즌 초반 타선이 잘 터지지 않은데다 투타 엇박자까지 나며 하위권으로 처졌다. 키움 타선은 4월까지 첫 24경기에서 팀 타율 0.243에 머물렀다.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0.679로, 리그 8위였다.

김하성(샌디에이고)이 메이저리그로 떠나기는 했지만 그래도 예상보다 더 못 쳤다. 주축 타자들이 부진한 탓이었다. 간판인 박병호는 부진과 부상에 시달렸고,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프레이타스도 출루와 장타에서 모두 기대 이하였다. 여기에 박동원 이지영이라는 포수들도 부진했다. 또한, 타격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이정후(23)마저 상대적 부진에 빠졌다.

이정후의 4월 성적은 24경기에서 타율 0.269, OPS 0.717이었다. 올해가 슬로스타트라고 생각해도 이정후의 경력과 동떨어진 숫자였다. 홈런은 없었고 지난해 눈을 뜨는 듯했던 장타도 잘 터지지 않았다. 이정후는 어느 타순에 위치하든 팀 타선을 연결하고 또 폭발의 도화선이었다. 방아쇠를 당길 선수가 사라진 키움 타선이 고전하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천재의 침체는 그다지 길지 않았던 것일까. 이정후는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66, 8타점의 맹타를 기록하며 익숙한 3할 타율(.302)로 돌아왔다. 그냥 안타만 많이 친 것이 아니라 삼진보다 더 많은 볼넷까지 얻어내며 전반적인 타격 지표가 눈에 띄게 호전되고 있다. 5월 3경기에서는 타율 0.538(13타수 7안타)을 기록했고 3루타를 2개나 기록하는 등 조금씩 타구가 외야로 멀리 뻗고 있다.

5일 고척 kt전에서는 깔끔한 안타 3개를 터뜨리며 팀의 14-0 대승에 일조했다. 6회 기록한 3루타는 맞는 순간 홈런이 되지 않을까라도 생각한 좋은 타구였다. 단타, 2루타, 3루타를 차례로 기록하며 히트 포 사이클의 기대감까지 불러일으켰다. 앞서 위치한 이용규 김혜성이 비교적 많이 출루했고 이정후는 해결하면서도 4·5번 타순에 연결하는 몫을 톡톡히 했다. 결국 이는 키움 상위타선의 대폭발로 이어졌다.

박병호가 여전히 2군에 있는 가운데 아직 언제 복귀할지는 미정이다. 키움은 당분간 매 경기 라인업이 자주 변경되는 어지러운 상황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정후가 얼마나 자신의 자리에서 제 몫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지금 키움 타선에 이정후만큼 확실한 타자가 없기 때문이다. 이정후가 상승세를 계속 이어 간다면, 키움 타선도 재정비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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