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사직 롯데전에서 안타 후 득점하는 KIA 이정훈(왼쪽).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부산, 고유라 기자]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이 타격 유망주 이정훈에게 살이 되는 조언을 건넸다.

KIA 포수 이정훈은 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2017년 데뷔 후 처음으로 4번타순에 이름을 놓았다. 이날 전까지 붙박이 4번타자로 뛰다시피 하던 최형우가 망막에 물이 차는 질환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기 때문.

경희대 시절부터 KIA 입단 후 퓨처스 시절, 그리고 상무 시기까지 계속해서 4번타자 경험을 쌓은 이정훈이지만 1군에서 4번타자로 나선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였다. 타팀에 최형우 만큼은 안 되더라도 그에 비슷한 무게감을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따르는 자리가 바로 4번이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그동안 지켜본 이정훈의 가능성을 믿고 그에게 중책을 맡겼다. 이정훈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7경기 9타수 6안타(1홈런) 4타점 타율 0.667의 활약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이정훈의 타격을 살리기 위해 개막 엔트리에 포수 4명을 넣는 의외의 선택을 하기도 했다. 최형우가 없는 타선의 '믿을맨'도 이정훈이었다.

이정훈은 긴장되는 경기에서 1회 댄 스트레일리를 상대로 안타를 치면서 긴장감을 털어냈다. 그러나 2회 1사 1루에서 병살타를 치면서 다시 불안해진 탓인지 5회 무사 1루에서 스트레일리의 바깥쪽 낮은 초구를 쳐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경기 후 이정훈에 따르면 윌리엄스 감독은 뜬공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그에게 따끔한 조언을 건넸다고. 이정훈은 "감독님이 '방금 공은 칠 수 없는 어려운 공이었다. 네가 자신있는 공을 치라'고 하셨다. 직구를 노리다가 체인지업이 왔는데 나도 참아야 한다고 후회했다. 그 다음 타석부터는 자신있게 치니까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감독의 '원포인트 레슨' 덕분인지 이정훈은 7회 2사 1루에서 안타를 쳐 쐐기점 찬스를 이었고, 9회 1사 1루에서도 우전안타를 쳤다. 그는 5타수 3안타 2득점으로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 타이(종전 2019년 9월 28일 LG전)를 기록했다. 팀도 8-5로 롯데를 꺾고 3연패를 끊어, 4번타자로서 스타트를 끊은 날부터 경쾌한 하루를 보냈다.

그는 경기 후 "대학 때부터 군대(상무) 때도 4번타자를 많이 했기 때문에 그때처럼 편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앞으로 최형우 선배가 올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선배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지 않도록 하고 싶다"며 '4번타자 이정훈'의 소감을 밝혔다. 

스포티비뉴스=부산,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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