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우진(왼쪽)-강백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 그것도 시속 150㎞ 이상의 강속구를 던질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선천적인 재능이다. 노력만으로는 안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공을 칠 수 있다는 것, 그것도 멀리 날려 보낼 수 있다는 것 또한 재능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현장에서는 “노력만으로 3할에 30홈런을 때리는 선수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고 단언한다.

그렇다면 안우진(22·키움)과 강백호(22·kt)는 분명 보기 드문 재능을 갖춘 젊은 선수들임에 분명하다. 안우진은 힘을 빼고 던져도 150㎞를 찍을 수 있는 강속구 투수다.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는 최고 156㎞를 던졌다. 강백호는 정확성과 장타력을 모두 갖춘 천재 타자다. 데뷔 시즌부터 29홈런을 쳤고, 지난해에는 타율 3할, 출루율 4할, 장타율 0.500을 동시에 달성했다.

그런 두 선수의 5일 대결은 흥미로웠다. 안우진은 이날 키움의 선발투수로, 강백호는 3번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첫 대결은 강백호가 웃었다. 올 시즌 4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 중인 유일한 타자(5월 5일 현재)답게 시작부터 방망이가 가볍게 돌았다.

1회 첫 타석에서 안우진을 상대한 강백호는 2B-1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153㎞짜리 포심패스트볼이 가운데 몰리자 힘껏 방망이를 돌렸다. 힘과 힘의 대결이었는 강백호가 이겼다. 약간 비껴 맞은 타구임에도 불구하고 힘과 체중이 실렸고 타구는 펜스 상단을 맞고 떨어져 2루타가 됐다. 1~2m만 더 날아갔어도 홈런이 되는 타구였다. 강백호의 요즘 히팅포인트가 얼마나 좋은지, 얼마나 다양한 면에서 공이 맞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타구였다.

그러나 안우진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첫 타석에서 큰 타구를 허용했지만 피해가지 않고 정면으로 붙었다. 4회 두 번째 대결에서 안우진은 초구 152㎞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로 꽂아 넣었다. 2구째는 153㎞의 빠른 공을 몸쪽으로 붙였다. 이어 커브로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안우진은 4구째 155㎞ 패스트볼을 몸쪽으로 넣어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강백호는 몸쪽으로 하나 정도 빠졌다고 생각한 듯했지만 결과는 돌이킬 수는 없었다. 

동기로서 나름의 승부욕도 엿보인 두 타석이었다. 결과야 어쨌든 두 선수 모두 가진 재능을 보여주는 ‘충돌’이기도 했다. 두 선수의 재능이 앞으로 경험과 맞물려 더 커진다면, 또 한 번의 흥미로운 승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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