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양현종(텍사스)은 지난해 FA라는 강력한 동기부여 요소를 살리지 못했다. 31경기 172⅓이닝으로 내구성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지만 평균자책점이 4.70에 달했다. 2012년 5.05 이후 최악의 성적. 그러다 보니 강한 도전 의지를 보이고도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메이저리그에서는 통한다. 6일(한국시간) 미네소타 트윈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을 4피안타(1홈런) 1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막았다. 구원 등판한 2경기 포함해 12이닝 3실점, 평균자책점은 2.25에 불과하다.
빅리그 선발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아웃카운트 10개 가운데 탈삼진이 80%를 차지한다는 사실은 놀라울 정도다. 결정구는 주로 체인지업이었다. 8개 가운데 5개를 체인지업으로 잡았다.
1회 바이런 벅스턴 헛스윙 삼진 - 슬라이더
1회 조시 도널드슨 헛스윙 삼진 - 패스트볼
1회 넬슨 크루스 헛스윙 삼진 - 체인지업
2회 호르헤 폴랑코 헛스윙 삼진 - 체인지업
2회 맥스 케플러 서서 삼진 - 슬라이더
3회 미겔 사노 헛스윙 삼진 - 체인지업
3회 안드렐턴 시몬스 헛스윙 삼진 - 체인지업
4회 호르헤 폴랑코 헛스윙 삼진 - 체인지업
지난해 KBO리그에서 피안타율 0.327(스탯티즈 제공)에 달했던 구종이 메이저리그에서는 타자들의 헛스윙을 끌어내는 마구가 됐다. 양현종이 평균자책점 2.29 특급 시즌을 보낸 2019년과 명성에 못 미쳤던 2020년의 가장 큰 차이도 체인지업이었다. 2019년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209였다.
KIA 아닌 다른 구단 전력분석팀 관계자는 지난해 양현종의 부진 원인이 '낮은 제구'에 있을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패스트볼도 체인지업도 낮게 던지려다 보니 '터널 효과'가 사라졌다는 얘기다.
메이저리그에서 체인지업이 살아난 이유도 패스트볼 구사 방법에서 찾을 수 있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양현종은 올해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존 중간부터 상단까지 폭넓게 집어넣었다. 덕분에 떨어지는 체인지업의 효과가 배가됐다. 지난 2경기에서 잡은 삼진 5개 가운데 3개의 결정구가 체인지업이었고, 이번 경기에서는 체인지업이 '언히터블'에 가까웠다.
한편 텍사스는 양현종의 호투를 발판으로 3-1 승리를 거뒀다. 4회 1사 만루에서 구원 등판해 2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존 킹이 승리투수가 됐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제보>swc@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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