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투수 정해영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부산, 고유라 기자]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이 마무리 투수 정해영을 설명하기 위해 전설적인 마무리 트레버 호프먼을 예로 들었다.

정해영은 5일 사직 롯데전에서 8-5로 앞선 9회 1사 1,2루에 등판해 이대호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돌려세우고 시즌 4세이브를 수확했다. 정해영은 프로 2년차인 올 시즌 13경기에 나와 3승1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0.61의 활약으로, 팀 마무리 자리를 꿰찼다.

정해영은 올 시즌 최고 구속이 약 146km, 평균 직구 구속 143km를 찍고 있어 강속구형 마무리 투수는 아니다. 그러나 직구와 주무기인 슬라이더, 신구종인 포크볼을 적절히 섞어 가며 타자들과 싸움에서 유리한 카운트를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다. 담대한 성격으로 득점권 피안타율이 0.053(19타수 1안타)에 불과하다.

윌리엄스 감독은 6일 롯데전을 앞두고 정해영에 대해 "지금까지 커맨드가 굉장히 좋다. 어제도 강타자(이대호)를 상대로 슬라이더를 과감하게 던진 것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되는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이어 '정해영이 강속구 투수가 아닌데 좋은 마무리인 이유'를 설명하며 "내가 선수 시절에 (트레버) 호프먼은 공을 세게 던지는 투수가 아니었지만 변화구를 잘 쓰는 투수였고 항상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갈 줄 알았다. 정해영 역시 마찬가지로 어제도 2스트라이크에서 좋은 공을 던졌다"고 말했다.

'지옥의 종소리'라는 수식어를 가진 메이저리그 통산 601세이브의 사나이 호프먼은 2002년 어깨 수술을 받은 뒤 구속이 떨어졌지만 2004년 돌아와 41세이브, 2005년 43세이브, 2006년 46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2004~2009년 6년 연속 30세이브 이상을 거두고 2010년 은퇴했다. 구속이 빠르지 않아도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은 호프먼의 투구를 정해영에 비유한 것.

정해영은 이제 프로 2년차의 어린 투수. 아직 전설적인 투수를 따라가기에는 보완할 점이 많지만 윌리엄스 감독은 강속구 투수만이 좋은 마무리라는 편견을 깨고 정해영의 어깨를 치켜세워줬다. 정해영이 계속해서 발전해나가는 피칭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스포티비뉴스=부산,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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