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김현수(왼쪽)와 한화 하주석. ⓒ 스포티비뉴스 DB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LG 타선의 불운을 설명하는 가장 확실한 숫자는 인플레이 타구 타율이다. 6일까지 0.269로 단연 최하위인데, 이정도 기록은 2000년대 이후로는 나온 적이 없었다.

1990년대에나, 그것도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 최하위권 팀들이나 기록했던 수치를 2021년의 LG 트윈스가 보여주고 있다. 당장 지난해에는 리그 최고 수준이었던 타선이 1년 만에 역대급 불운과 싸우고 있다. 

▷1990년 이후 BABIP 0.270 미만 팀 

1996년 LG 0.267
1995년 태평양 0.266
1993년 쌍방울 0.264
1991년 3개팀 해태 태평양 LG
1990년 두산 0.253

이 분야 반대편에는 한화 이글스가 있다. 올해 인플레이 타구 처리율이 0.722로 1위다. 지난해 0.672로 8위였던 DER(인플레이 타구 처리율)이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지휘 아래 1위로 급부상했다. 

과감한 시프트 활용이 연일 성공 사례를 축적한 덕분이다. 선수들은 개막 전 연습경기에서부터 시프트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갖고 있었다. 

▷최근 5년 한화 팀 DER, 순위

2017년 0.668 6위
2018년 0.669 5위
2019년 0.671 9위
2020년 0.672 8위
2021년 0.722 1위

7일부터 잠실구장에서 역대급 불운을 안고 다니는 LG와 수비가 무기인 한화가 만난다. 매치업 특성만 보면 LG가 주먹, 한화가 보자기인 가위바위보 싸움 같다. 그런데 지난달 대전에서 열린 두 팀의 첫 3연전에서는 선발 싸움에서 앞선 LG가 2승을 가져왔다. 

야수와 타자를 분리해보면, LG가 이긴 2경기 모두 타자보다는 투수와 야수가 합작한 수비 쪽 기여도가 높았다. 4월 23일 경기에서는 앤드류 수아레즈가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으로 WPA(승리확률기여도) 0.386을 기록했다. 김대유(0.141)와 송은범(0.108)도 힘을 보탰다. 25일 경기에서도 가장 큰 몫을 차지한 선수는 선발 이민호였다. 5⅓이닝 동안 탈삼진 9개를 기록하면서 WPA 0.277을 가져왔다. 

LG 타자들은 이제 우리가 힘을 낼 차례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긴 침체기를 겪었던 LG 타선은 5일과 6일 두산을 상대로 이틀 동안 22안타(2홈런) 타율 0.314, 출루율 0.419, 장타율 0.500을 기록하며 반등의 조짐을 보였다. 

최근 3경기에서 7안타 4타점을 몰아친 포수 유강남은 내심 자신감이 생겼다. 한화의 그물망 시프트를 뚫어내기 위한 요령도 생각하고 있다. 

그는 "한화가 어떻게 시프트를 펼칠지는 모르지만 코스(빈 곳)를 보고 칠 필요도 있다. 그래야 시프트를 쓰는 경우도 줄어들 것"이라고 예고했다. 반대로 김현수처럼 자신의 타격 방식을 고수하며 '더 강한 타구'를 해법으로 생각하는 선수도 있다. 

한화도 시프트를 1차원적인 이유로 사용하지 않는다. 타자의 대응을 살피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시프트를 넘기느냐 피하느냐, 혹은 야수를 옮기느냐 마느냐 치열한 수싸움이 7일부터 잠실에서 펼쳐진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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