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잠실 한화-LG전. 2회 라모스의 볼카운트가 2볼이 되자 유격수 하주석(빨간 원 안)이 외야로 이동하는 시프트를 선보였다. 외야에 야수 4명이 서 있다. ⓒSPOTV 캡처

[스포티비뉴스=잠실, 고유라 기자] LG 트윈스가 수비 시프트를 뚫고 웃었다. 

LG는 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전에서 선발 정찬헌의 호투와 채은성, 라모스의 활약을 앞세워 11-2 승리를 거뒀다. LG(16승12패)는 지난 5일 두산전 이후 3연승을 거두며 단독 2위를 수성했다.

LG는 3회초 투수 정찬헌의 포구 실책에서 시작된 무사 2,3루 위기에서 2점을 먼저 내줬지만 3회말 똑같이 상대 포수의 송구 실책으로 1사 3루를 만들고 오지환의 1타점 땅볼로 추격했다.

이어 5회말 2사 만루에서 채은성이 베이스 맞고 튀는 2타점 적시타를 쳐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 라모스가 우월 스리런을 폭발시켰다. LG는 8회말 1사 1루에서 채은성이 쐐기 투런을 터뜨리면서 대승을 거뒀다. 정찬헌은 6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3승을 달성했다.

이날 LG는 올해 화제가 된 한화의 극단적 시프트를 상대해야 했다. 이날도 한화는 열심히 시프트를 걸었다. 1회 김현수 타석에서는 유격수 하주석이 1,2루수 사이로 갔다가 3볼이 되자 중견수와 우익수로 사이로 들어가 외야에 4명이 됐다. 2회 라모스 타석에서도 2볼이 되자 하주석이 외야로 갔다. 대신 3루수 노시환이 2루 뒤로 이동하는 등 볼카운트마다 야수들이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러나 결과는 유독 LG에 유리하게 따랐다. 1회 열심히 야수들이 움직였음에도 김현수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 출루하며 시프트를 허무하게 만들었다. 2회 라모스는 1,2루간으로 빠지는 타구를 날렸는데 3루수와 2루수 사이로 흐르면서 내야안타가 됐다. 

3회 김현수는 우측으로 치우친 시프트를 비웃듯 왼쪽 빈곳에 안타를 쳐 1루에 '무혈입성'했다. 채은성은 5회 2사 만루에서 2루 쪽으로 타구를 날렸는데 그 뒤에 있던 2루수의 시프트에 걸리는 듯했지만 타구가 베이스를 맞고 외야로 튀어 역전 결승타의 주인공이 되는 행운까지 따랐다.

이날 경기 전 공교롭게도 류지현 LG 감독은 취재진과 시프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류 감독은 "우리가 공격을 했을 때 시프트에 잡히는 게 많은 것 같다. 그것 때문에 선수들이 초반에 스트레스를 좀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시프트가 당연하게 됐기 때문에 시프트라 잡혔다기보다는 내가 나서면 당연히 수비 위치가 그렇다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라모스에 대해서는 "매우 극단적인 시프트를 겪고 있다. 현재는 지난해보다 몸이 앞으로 쏠려 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센터에서 1루쪽 파울라인까지 시프트 각도가 나온다"고 아쉬워했다. 이날 라모스는 한 차례 내야 시프트를 뚫었고 5회에는 시프트를 넘기는 홈런을 날리며 위기를 이겨냈다.

라모스는 경기 후 시프트에 대해 "경기의 일부라고 생각해야 한다.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오늘 2회 첫 타석은 정상적인 수비였다면 잡혔겠지만 안타가 됐다. 나에게 있어 '양날의 검' 같다"고 말했다.

LG 역시 좌우 타선에 따라 시프트를 운영하며 최선을 결과를 내기 위해 '확률 싸움'을 하고 있다. 류 감독은 "벤치에서 보는 것보다 야수가 스스로 배터리 볼배합 사인을 보고 위치를 정하는 게 더 확률이 높은 것 같다"며 선수들에게 시프트 위치 결정권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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