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양 KGC인삼공사의 우승으로 이번 시즌 프로농구는 끝이 났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안양, 맹봉주 기자] 프로농구 역사에 남을만한 완벽한 우승이었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9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전주 KCC를 84-74로 이기고 시리즈 전적 4승 무패로 우승했다.

프로농구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우승이었다. 정규 시즌 3위로 플레이오프에 오른 KGC는 6강, 4강, 챔피언결정전까지 10번 경기해 다 이겼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붙은 정규 시즌 1위 KCC가 약해보일 정도로 다른 팀들과 차원이 다른 경기력을 보였다. 우승 후 가진 인터뷰에서 김승기 KGC 감독이 "너무 편하게 우승해서 눈물이 안 난다. 큰 감동도 없다. 플레이오프 10경기를 치르며 당황한 적이 없었다"고 털어놓을 정도였다.

일단 KGC 선수구성 자체가 워낙 좋았다. 이재도, 변준형, 전성현, 문성곤, 오세근, 양희종으로 이뤄진 국내선수 라인업은 KBL 최고를 자랑했다. 이들 모두 전현직 국가대표들로 포지션별 리그 정상급으로 꼽히는 선수들이었다. 신구조화도 완벽했다.

마지막 조각은 자레드 설린저였다. 정규 시즌 KGC의 유일한 약점이 외국선수였다. 하지만 시즌 막판 교체선수로 설린저를 데려오며 하나 있던 약점마저 지웠다. 설린저는 프로농구 역대급 외국선수라는 평가와 함께 파이널 MVP를 거머쥐었다.

벌써부터 KGC 왕조를 점치는 예상도 나온다. 약점이 없을 정도로 현 전력이 리그에서 압도적이라는 점과 변준형, 문성곤 등 이번 우승으로 어린선수들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란 게 그 이유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후 한 팀이 챔피언결정전에서 2회 연속 우승한 건 대전 현대(현 전주 KCC, 1997~1999), 3회 연속은 울산 모비스(현 울산 현대모비스, 2012~2015)뿐이다. 4회 연속은 없다.

하지만 이런 예측은 아직 섣부르다. 먼저 KGC 전력의 반을 차지하는 설린저가 올 시즌을 끝으로 KBL을 떠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설린저는 1992년생으로 젊고 NBA에서 통할만한 기량을 갖췄다. 허리부상으로 인한 2년 공백이 흠이었는데 KBL 플레이오프를 통해 완벽히 재기했다. NBA, 유럽, 중국 리그 등에서 KGC보다 훨씬 좋은 조건의 러브콜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팀의 주전포인트가드이자 공수의 핵인 이재도는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다. 가드진이 약점인 팀들이 대거 이재도 영입전에 뛰어들 것이다. 나머지 선수들의 연봉 및 샐러리캡을 고려하면 KGC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이재도에게 큰돈을 안겨주기 쉽지 않다.

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베테랑인 양희종은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점점 출전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오세근도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1987년생)가 돼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어린선수들이 성장하더라도, 설린저와 이재도가 나간다면 KGC는 이번 플레이오프 때와는 전혀 다른 팀이 된다. 왕조를 얘기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스포티비뉴스=안양, 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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