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승호(가운데)이 수원 삼성전에 선발로 나서 제리치(오른쪽)와 볼을 놓고 겨뤘다. ⓒ전북 현대


[스포티비뉴스=전주, 이성필 기자] "이겨낼 거냐고 물었더니 자신 있다고 하더군요."

김상식 전북 현대 감독은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14라운드에 미드필더 백승호를 선발로 내세웠다.

백승호는 겨울을 지나 봄까지 전북, 수원 사이에서 시끄러운 시기를 보냈다. 수원이 유소년 시절 FC바르셀로나 유학 당시 지원금을 준 것이 발단이었고 이적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성인이면 스스로의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필요했는데 전북 뒤에 숨어서 침묵만 이어가면서 비판이 쏟아졌다.

김 감독은 "(백)승호의 몸 상태가 좋았다. 수원전은 전술적으로 미드필드에서 활동량을 가지고 뛰어야 할 것 같다. 도움이 되리라 보고 선발로 넣었다"라고 전했다.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무장이 확실했다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경기 전) 미팅을 했는데 지금까지 경기에 나섰던 상대보다 훨씬 거칠게 나올 것이다. 이겨낼 것이냐고 물으니 자신이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자신의 것을 증명하라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백승호는 3경기에 출전했다. 지난달 11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에 후반 24분 교체로 들어갔고 24일 강원FC전에서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지난 2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는 전반 32분 교체 투입됐다.

수원전에는 중앙 미드필더로 다시 선발 기회를 얻었다. 어떤 경기력을 보여도 말이 나오게 되는 수원전이었다는 점에서 더 큰 노력이 필요했다. 경기 전 인연이 있었던 수원 김건희와 여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으로 긴장감을 털어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실전은 달랐다. 수원은 야생마처럼 뛰는 고승범과 정상빈이 허리와 공격에서 백승호의 전진을 막았다. 백승호는 전진 패스 대신 몸을 돌려 좌우로 뿌려주는 역할에 충실했다. 소위 '오픈 패스'로 전북 공격의 활로를 모색하는 모습도 보였다.

전반은 서로 대형을 내려서서 경기했기에 조금은 수월했지만, 후반은 달랐다. 나름대로 발재간을 부리며 공간을 활용한 패스를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다. 일류첸코를 향한 패스는 단절되기 다반사였다.

백승호는 수원의 맥을 확실하게 자르지 못했다. 동시에 공격 전개의 통로도 되지 못했다. 제주전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일단 강한 압박에는 분명 어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20분 볼 경합 과정에서 제리치를 걸어 넘어트려 파울이 선언되는 순간도 있었다. 근처의 민상기가 주심에게 격하게 따지는 모습에도 백승호는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했다.

0-2로 지고 있던 후반 25분, 백승호는 벤치로 물러났다. 공격으로 골을 넣기 위한 김상식 감독의 전략적 판단이었다. 두 달 넘게 뛰지 못하다 실전 투입이 이제 한 달째 접어드는 백승호에게는 과제가 넘친 한 판이었다.

동시에 자신의 이름을 두고 성사된 라이벌전이 같은 '매탄 소년단' 출신들로 장악된 것도 한 번은 깊게 새겨볼 필요가 있었다. 제주전 직후 언급했던 '책임감'의 무게가 얼마나 깊은지도 더 크게 느낀 경기였다. 
 
[스포티비뉴스=전주,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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