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임혜민 영상기자] 영화 '짝패'에서 악당 장필호(이범수 분)가 이렇게 말했다. "강한 놈이 오래가는 게 아니라, 오래가는 놈이 강한 거드라?"

세상사 다 그렇다. UFC도 다르지 않다. 오래 살아남은 자가 강한 파이터다.

12승 무패 전적으로 2010년 8월 UFC에 입성한 찰스 올리베이라(31, 브라질)는 주목받지 못하는 파이터였다.

잠재력은 충분했다. 확실한 서브미션 캐치 능력이 있었다. 상대의 목을 잡았다 하면 탭을 받았다. UFC 최다 서브미션 승리 기록(14승)까지 세울 정도.

문제는 컨디션 관리였다. 페더급 12경기에서 계체 실패를 네 차례나 했다. 페더급에서 최다 4연승 했는데, 컨디션이 들쭉날쭉하니 쭉 치고 나가지 못했다.

'실력은 있으나 타이틀과는 거리가 먼 그저 그런 선수', 올리베이라에게 따라다니는 수식어였다.

▲ 찰스 올리베이라는 강자다. 왜냐면 오래 버텼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계체 실패를 보다 못한 UFC가 라이트급 전향을 명령하자 올리베이라는 2017년 억지춘향으로 체급을 바꿨다. 그런데 이게 신의 한 수가 됐다.

윌 브룩스에게 이기고 폴 펠더에게 진 뒤, 실력이 만개했다. 20대 후반 신체적 능력이 절정에 다다랐고, 7년 동안 쌓은 옥타곤 경험이 버무려져 무기가 됐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클레이 구이다(길로틴초크)→크리스토스 기아고스(리어네이키드초크)→짐 밀러(리어네이키드초크)→다비드 테이무르(아나콘다초크)→닉 렌츠(TKO)→재러드 고든(KO)→케빈 리(길로틴초크)→토니 퍼거슨(판정)을 차례로 잡아내고 8연승을 달렸다.

8번의 승리 중 피니시 승리가 7번. 날이 선 '킬러 본능'을 자랑했다.

버티는 자가 승리한다. 39전 30승 8패 1무효의 올리베이라는 40번째 프로 경기(28번째 UFC 경기)에서 처음으로 UFC 라이트급 타이틀에 도전한다. 오는 16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UFC 262 메인이벤트에서 마이클 챈들러(35, 미국)와 싸운다.

챈들러를 이기면, 타이틀을 반납하고 은퇴한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에 이어 새로운 UFC 라이트급 챔피언이 된다.

▲ UFC 262 포스터.

이제 올리베이라를 그저 그런 파이터라고 보는 사람은 없다. 타이틀 전선에 있는 톱클래스 파이터다. 장필호처럼 강자다. 베팅 사이트에서도 올리베이라는 챈들러를 이길 가능성이 큰 '톱 독(Favorite)'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리베이라보다 오래 살아남은 UFC 강자는 몇 있다. 도널드 세로니, 짐 밀러, 제레미 스티븐스 등이 그렇다.

하지만 올리베이라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하나의 벽을 더 뛰어넘으려 한다. 11년을 기다려서 받은 기회를 살릴 준비가 됐다.

오래가는 놈은 강자다. 그런데 천재일우 기회에서 마지막 한계를 넘어야 <최강자>가 된다. 사실 장필호도 최강자는 아니었다.

올리베이라가 챔피언을 꿈꾸는 UFC 262는 오는 16일 스포티비 온과 스포티비 나우에서 생중계한다. 코메인이벤트는 토니 퍼거슨과 베닐 다리우시의 라이트급 경기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임혜민 영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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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짝패'의 악당 장필호는 "오래가는 놈이 강한 거드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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