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오재원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작년에 맞춰서 쓴 배트다. 그중 한 자루가 끝까지 안 부러져서 갖고 있었는데…."

지난해 쓰다 남은 배트 하나가 논란의 씨앗이 될 줄은 몰랐다. 여러 복잡한 상황이 겹친 결과 두산 베어스 2루수 오재원(36)은 비공인 배트를 썼다. KBO는 일단 관련 조사를 진행한다. 

오재원은 11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롤링스'사가 제작한 배트를 사용했다. 해당 배트에는 지난해 언제 제작됐는지 날짜가 적혀 있고, KBO 공인 마크가 찍혀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뭐가 문제인가 싶다.

올해 롤링스사가 KBO 공인 배트 업체에서 제외된 게 변수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롤링스사에 배트 제작을 의뢰한 선수가 없었던 탓이다. 보통은 선수들이 롤링스사 제품을 수입하는 국내 업체에 제작 요청을 하는데, 올해 이 국내 업체에 주문 건이 없었다. 자연히 KBO 공인 배트 등록 절차도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부터 롤링스사 배트는 비공인 배트가 됐다. 

오재원은 이런 배경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단순히 지난해 쓰다 남은 배트 한 자루를 계속 쓴 게 논란으로 이어졌다. 올해 롤링스사 배트를 더 제작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게 화근이라면 화근이었다. 지난해 맞춘 배트가 다 부러졌다면, 그래서 올해 롤링스사 배트를 새로 주문해 KBO 공인 배트로 등록됐다면 비공인 배트를 쓸 일은 없었을 것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이 심판진에 처음 문제를 제기했다. 오재원이 1-1로 맞선 5회 선두타자로 나서 중전 안타를 친 뒤였다. 홍 감독은 심판진에 오재원의 비공인 배트 사용 관련 어필을 했고, 심판진은 배트를 직접 살핀 뒤 배트 교체를 지시했다. 

오재원은 6회 2사 2, 3루 3번째 타석부터는 동료 양석환의 배트를 들고나왔다. 가장 스타일이 비슷한 배트를 골랐다. 오재원은 앞서 멀티 히트를 친 감을 살려 바꾼 배트로 좌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3-2 승리를 이끈 결승타였다.      

오재원은 수훈 선수로 선정되고도 마음껏 웃지 못했다. 어떤 이유든 부주의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는 비공인 배트 관련 질문에 "몇 명이 롤링스사 배트를 썼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거의 유일하게 쓴 것 같다. 심판진으로부터 올해는 공인이 안 됐다는 말을 들었다. 2018년부터 계속 쓴 방망이라 신경을 못 쓴 내 불찰이다. (규정을) 따라야 하니까. 최대한 비슷한 방망이를 맞춰 보겠다"고 답했다. 

두산 관계자는 "계속해서 롤링스사 제품을 쓰고 싶은 경우에는 지금이라도 KBO 공인 배트 등록 요청을 하면 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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