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잠실, 박성윤 기자] 151km/h 강속구가 포수 미트를 파고 들었다. 팀 패배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지만, 데뷔전만큼은 화려했다. 삼성 라이온즈 2021년 1차 지명 이승현이 1군 무대를 밟았다.
대구상원고를 졸업하고 2021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승현은 지난해 고교 왼손 '3대장'으로 불리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왼손 최고 유망주 가운데 1군 데뷔는 가장 느리다.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은 지난달 9일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고, KIA 타이거즈 이의리는 지난 8일 키움을 상대로 데뷔한 뒤 6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3.60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승현은 달랐다. 1군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신인 선수들은 기초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뜻으로 퓨처스리그 캠프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허삼영 감독의 방침이었다. 이승현은 착실하게 1군 등판을 준비했다. 몸을 키웠고 구속을 끌어올렸다. 퓨처스리그 6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했다.
그에게 1군 기회가 찾아왔다. 외국인 선발투수 벤 라이블리가 어깨 통증으로 열흘 동안 엔트리에서 빠진 가운데 지난 12일 콜업됐다. 16일 라이블리 로테이션 때 허 감독은 퓨처스리그에서 대체 선발투수를 부르면서 이승현을 말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흘 동안 운이 없으면 데뷔를 못할 수도 있었다. 허 감독은 "이 선수를 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기회는 14일 경기에 찾아왔다. 삼성이 3-4로 뒤진 8회말 이승현은 마운드에 올랐다. 쉬운 상황은 아니었다. 1점 차로 뒤지고 있기 때문에 무실점으로 막아야 삼성이 한 번에 기회를 더 만들 수 있었다. 추격조가 아닌 필승조가 나서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승현이 마운드를 밟았다.
이천웅-문보경-김민성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상대로 이승현은 삼진 2개를 포함해 삼자범퇴 이닝을 이끌었다. 빠른 볼 최고 구속은 151km/h를 기록했다. 9회초 삼성은 추가 득점에 실패하며 패했지만, 이승현의 데뷔전은 완벽에 가까웠다.
삼성은 최근 좋은 신인 투수들을 배출하며 마운드 높이를 높이고 있다. 2018년 1차 지명 최채흥은 146이닝을 던지며 11승 6패 평균자책저 3.58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 국내 선발투수 평균자책점 부문 1위다. 2019년 1차 지명 원태인은 올 시즌 7경기에 선발 등판해 6승 1패 평균자책점 1.00으로 압도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4월 MVP를 수상했고 지난달 13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선발 6연승을 달리고 있다.
2018년 2차 1라운드 양창섭은 롱릴리프로 올 시즌 삼성 허리를 책임지고 있으며, 2017년 2차 1라운드 최지광은 삼성 필승조로 우규민과 오승환 앞에서 힘있는 공을 던지고 있다. 현재는 수술을 받으며 전열에서 이탈한 2016년 1차 지명 최충연과 2017년 1차 지명 장지훈도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투수다.
거기에 2021년 1차 지명 투수가 화려한 출발 신호탄을 쐈다. 삼성의 상위 라운드 투수 모으기의 성공은 현재 진행형이다.
스포티비뉴스=잠실, 박성윤 기자
제보>ps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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