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극장판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 포스터. 제공|에스엠지홀딩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100일 넘게 좀비흥행을 이어온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이 200만 관객을 넘겼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극장판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이 16일 1만1979만명을 추가로 불러모아 누적관객 200만4206명을 기록했다. 지난 1월 27일 개봉 이후 110일 만에 200만 관객을 넘긴 셈이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은 200만 돌파와 함께 여러 기록을 세웠다. 일단 디즈니 애니메이션 '소울'(누적 203만8291명)에 이어 올해 개봉작 2위 자리를 굳혔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의 매출액은 193억 원을 넘겨, 190억 원인 '소울'을 넘어섰다. 이 두 편의 애니메이션만이 올해 200만 관객을 넘겼다. 기록적 좀비흥행이 이어진다면 '소울'을 넘어 올해 최고 흥행작이 될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가 잦아들지 않으면서 관객의 발걸음이 내내 뜸했던 올해 극장가에선 이들 두 편에 이은 윤여정, 한예리, 스티븐 연의 영화 '미나리'가 111만 명(현재 상영중)으로 3위다. 100만 관객을 넘긴 한국영화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동시에 '극장판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의 관객은 한국에서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중 역대 3위 등극을 앞두고 있다. 앞서 '너의 이름은,'(2017, 367만 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 301만 명) 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2, 200만)의 뒤를 잇는다. 개봉 110일이 넘었지만 꾸준히 관객을 모으고 있는 현재 추세 대로라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기록을 20년 만에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은 TV판 애니 극장판의 최고 흥행 기록을 함께 갖게 됐다. 극장용으로 만들어진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달리 TV판 애니메이션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귀멸의 칼날'은 고토게 코요하루가 소년점프에서 2016년부터 연재한 동명 원작만화를 바탕으로 2019년 일본에서 26개 에피소드의 TV판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만들어졌다. TV판 애니와 만화는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고, 이후 넷플릭스, 훌루 등 OTT를 통해 소개되며 일본은 물론 한국, 북미 등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다. 특히 지난해 10월 일본에서 개봉, 신드롬을 일으키며 일본 영화 역대 흥행 1위에 올랐다.

한국은 물론 북미에서도 반향을 일으켜, R등급으로 개봉한 '극장판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Demon Slayer the Movie: Mugen Train)은 개봉 첫 주말 211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외국어영화 역대 1위 오프닝을 기록하는 등 남다른 화력을 과시했다. 전세계적으로는 무려 4억3700만 달러를 벌어들여 코로나19가 강타한 2020년, 전세계 흥행 2위 영화에 등극했다. 1위는 중국에서만 4억6000만 달러를 번 것으로 집계된 중국영화 '800'이다.

▲ 영화 '극장판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 포스터. 제공|에스엠지홀딩스
'극장판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의 기록적 흥행은 마니아의 파워를 드러낸 대표적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일본 다이쇼 시대를 배경으로 한 '귀멸의 칼날'은 인간을 잡아먹는 '혈귀'에게 가족을 잃고 혈귀과 되어버린 동생과 그들을 쫓는 소년 탄지로의 이야기가 주축이다. 일본 한국 개봉을 앞두고 왜색 논란 등이 불거졌다. 특히 주인공이 한 귀걸이의 욱일기 문양이 논란이 됐고, 수입사 측은 수정 작업을 거쳐 귀걸이 문양을 모두 수정하고 '귀멸의 칼날'을 국내에 선보였다. 논란을 의식한 탓인지 기자시사회조차 열지 않고 팬들을 맞았다. 기록적 흥행에도 불구, 민감할 수 있는 논란과 관련해서 영화사나 수입사 측은 아직까지도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작 '극장판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의 주요 팬층은 왜색 논란, 욱일기 논란 등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대신 충성스런 N차 관람으로 화답했다. 매주 펼친 다채로운 굿즈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지난달 스페셜 도서 '렌고쿠 제로' 특전 당시에는 개봉 석달이 된 영화가 예매율 1위에 오를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

VOD와 IPTV로 볼 수 있던 TV애니메이션이 개봉 이후 넷플릭스로 서비스를 시작한 점도 '극장판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 흥행에 한 몫 했다. 팬들의 저변이 넓어지면서 TV판에서 곧장 스토리가 이어지는 극장판으로 자연스럽게 관심이 옮겨갔고, 이는 장기 흥행의 든든한 화력이 됐다. 물론 수준급의 작화, 액션 시퀀스 연출, 극적인 드라마 등 작품 자체의 완성도도 흥행에 한 몫을 했다.

한 극장 관계자는 "'귀멸의 칼날'의 흥행은 마니아 콘텐츠의 위력을 단적으로 드러낸 사례"라면서 "코로나19로 일반 관객이 줄어든 상황에서 충성도 높은 마니아층의 힘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귀띔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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