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유의 장타력을 되찾아가고 있는 두산 김재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큰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던 김재환(33·두산)은 입단 9년 차인 2016년 134경기에서 37개의 대포를 쏘아올리며 일약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발돋움했다. 

2017년에는 35홈런, 그리고 2018년에는 44홈런으로 정점을 찍었다. 두산 좌타자 역사의 상당 부분을 김재환이 가지고 있다. 그런데 2019년 136경기에서 15홈런에 그치는 이해할 수 없는 부진을 겪었다. 지난해에는 30개의 홈런, 115타점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타율이 0.266까지 처지며 전반적인 공격 생산력이 떨어졌다.

올해도 부진하다면 완연한 하락세를 그리는 셈이 된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앞두고도 악재였다. 하지만 김재환의 방망이가 점차 생산력을 찾아가고 있다. 타율이 아직 낮지만 홈런 파워가 돌아오고 있고, 생산력 자체도 좋아졌다.

김재환은 1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서 2회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오원석의 슬라이더가 낮은 코스로 들어왔는데 이를 걷어 올렸다. 잡아당기지 않고 궤적대로 때렸고, 이 공이 담장을 넘겼다. 김재환의 힘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시즌 9번째 홈런으로, 홈런 부문 공동 4위에 올라섰다. 리그 선두 애런 알테어(NC·12개)와 차이는 3개다.

타자의 공격 생산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여러 가지가 쓰이지만, 대중적으로 쓰는 가중출루율(wOBA)이나 조정공격생산력(wRC+) 등에서 김재환의 반등은 뚜렷하게 드러난다.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16년 김재환의 wRC+는 162.7(리그 4위), 2017년은 170.9(리그 1위), 2018년은 168.8(리그 2위)에 이르렀다. 리그에서도 손에 꼽히는 생산력이었다. 

그런데 이 지표가 2019년은 123.5, 2020년은 132.5까지 떨어졌다. 여전히 리그 평균을 훌쩍 상회하는 숫자이기는 했지만 직전 3년에 비하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는 161.9를 기록하며 전성기 당시와의 격차를 크게 좁혔다. 이 수치는 알테어, 강백호(kt), 양의지(NC), 호세 피렐라(삼성)에 이은 리그 5위다. TOP 10 생산력 히터에 다시 이름을 올린 것이다. 가중 출루율 부문에서도 올해 9위다.

두산은 오재일(삼성)과 최주환(SSG)이 팀을 떠나며 전체적인 공격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시즌 초반 잘 버티고 있지만 이 공백을 그대로 지워내기는 쉽지 않다. 특히나 오재일과 최주환은 팀에 장타를 제공하는 선수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크다. 결국 김재환이 해결사 몫을 해야 한다. 이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이어 간다면 시장 값어치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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