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덕중 기자] 지난해 10월 남미 칠레에서 낭보가 들려왔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 대표팀이 FIFA(국제축구연맹) U-17 월드컵에서 잇달아 승전고를 울렸다. 한국은 조별리그 B조 첫경기에서 브라질을 1-0으로 꺾었다. 올림픽을 포함해 FIFA 주관 대회 36회 출전 사상 한국 축구가 브라질을 꺾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한국은 조별리그 2차전 기니와 경기에서도 1-0으로 이겼다. 조별리그 1, 2차전 승리도 한국 축구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조별리그 2경기 만에 2연승으로 16강에 오른 것도 처음이었다. 

최진철호는 애초 '이승우 원맨팀'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칠레 대회를 앞두고 스페인 명문 클럽 FC 바르셀로나에서 성장한 이승우에 대한 국내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그런데 뚜겅을 열어 보니 의외의 전개였다. 이승우도 이승우지만, K리그 유소년 시스템에서 성장한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컸다. 브라질전 결승골을 합작한 이상헌 장재원과 기니전 결승골의 주인공 오세훈을 비롯해 수원 삼성 유스 삼총사 박상혁 유주안 박대원, 측면에서 날카로운 침투 플레이를 펼친 박명수 김진야 등이 그들이다. 21명의 최진철호에서 K리그 유스 선수는 16명이었다. 



2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만난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는 지난해 U-17 월드컵을 예로 들며 K리그의 힘을 강조했다. 허 부총재는 "한국 축구가 브라질을 처음으로 꺾었다. 최진철호에 이름을 올린 21명 가운데 16명이 K리그 유소년 팀에서 성장한 선수들이었다"며 "아직 유럽과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K리그 유소년 시스템은 빠르게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어린 선수들을 혹사하지 않고 더욱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 것이다. 체력보다는 기술, 또 인성 교육을 강화해 선수들이 즐기면서 축구를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유소년 시스템에 대한 허 부총재의 특별한 관심과 계획은 K리그의 유명 선수가 중국, 일본, 중동 등으로 빠져나가는 현재 상황에 대한 현실적 해결책 가운데 하나다.
 
한편 허 부총재는 "그동안 K리그는 발전한 면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내용도 있다. 선수 연봉과  실제 관중 수를 공개해 거품을 빼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침체기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먼저 외국인 선수, 심판 비리와 승부 조작 스캔들에서 완벽히 자유롭도록 깨끗하고 투명한 운영을 할 것이다. 축구 팬들에게 다시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참고 기다려 주시면 좋은 결실을 맺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상]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 스포티비뉴스, 편집 송경택
[사진]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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