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벽한 메이저리그 연착륙을 알린 김광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은 17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원정 경기에서 4회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3⅓이닝 4실점(1자책점) 하고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3회까지는 호투했지만 4회 상황들이 묘하게 꼬이며 고개를 숙였다.

선두타자가 ‘믿었던’ 아레나도의 실책으로 출루했고, 수비 방해 논란도 있었다. 결국 제구가 흔들렸고, 밀어내기 볼넷을 두 개 준 끝에 강판됐다. 팀도 김광현의 패전 요건을 지워주지 못해 결국은 패전투수가 됐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MLB) 데뷔 후 첫 패전이었다. 김광현은 직전 13경기(선발 12경기)에서 단 한 번의 패전 없이 4승을 거뒀다.

하지만 비자책점이 3점이었던 까닭에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2.74에서 2.73으로 살짝 내려갔다. 지난해 성적(3승 평균자책점 1.62)까지 합치면 메이저리그 경력 평균자책점은 2.07이다.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대단히 뛰어난 성적이다. 지난해부터 기준을 삼으면 오히려 손에 꼽히는 평균자책점이다.

2020년 이후 65이닝 이상을 선발로 던진 투수 중 리그 평균자책점 1위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투수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이다. 디그롬의 이 기간 평균자책점은 1.75에 불과하다. 2위는 밀워키의 에이스로 떠오른 코빈 번스로 1.91, 3위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트레버 바우어(LA 다저스)로 1.93다.

4위가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로 2.04를 기록 중이다. 5위가 바로 김광현이다. 물론 지난해는 단축 시즌이었고, 모든 선수들의 표본이 자연스럽게 쪼그라들긴 했다. 그래도 3.00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선수라고 해봐야 리그 전체를 통틀어 21명에 불과하다.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은 2.78로 이 기간 전체 18위다.

김광현은 지난해 호성적에도 불구하고 여러 의심을 받기도 했다. 표본이 적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타구 속도나 인플레이타구타율(BABIP) 등을 고려했을 때 다소간 운이 따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올해 성적이 더 중요했다. 하지만 김광현은 첫 6경기에서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단순히 운으로 만든 숫자가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등 통증으로 이탈했고, 완벽한 시즌 준비를 하지 못한 탓에 아직 구위가 100% 올라오지도 않았다. 구속이 조금 더 올라오고 자기 페이스를 찾으면 자연스레 이닝이 쌓이면서 팀 공헌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광현의 연착륙은 충분히 증명이 됐다. 더 강한 인상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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