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첫 승을 달성한 SSG 정수민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정수민(31)은 돌고 돌아 이 자리에 선, 사연이 많은 선수다. 미국에서의 성공을 꿈꾸기도 했지만 냉정한 현실에 부딪혀 돌아왔고,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에 매진하던 때 2차 드래프트에서 팀을 한 차례 옮기기도 했다. 

지난해 복귀한 정수민은 선발로서 가능성을 선보였다. 시즌 막판 선발 로테이션에서 맹활약을 선보이며 희망을 키웠다. SSG는 정수민의 감각에 주목했다. “역시 어렸을 때 야구를 잘했던 이유가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원형 신임 감독도 정수민을 선발 후보에 넣었다. 팔꿈치는 더 이상 아프지 않았고, 2020년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감독이 기회도 준다고 했다. 뭔가 의욕적인 여건이었다.

그러나 캠프부터 구위가 마음대로 올라오지 않았다. 시범경기에서도 그랬다. 결국 선발 경쟁에서 밀렸다. 시즌 초반 성적도 좋지 않았다. 2군으로 내려가며 롱릴리프로 쓸 수 있다는 구상도 접을 위기였다. 하지만 차분하게 기회를 기다렸고, 기회는 예상보다 빨리 왔다. SSG는 5선발로 낙점된 이건욱의 부진과 외국인 투수 아티 르위키의 부상 탓에 선발 로테이션 두 자리가 비었다. 오원석이 한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정수민도 기회를 얻었다.

5월 9일 키움전에서는 5이닝까지 아웃카운트 하나가 부족했다. 피안타는 2개였지만 볼넷이 많았다. 1실점으로 막고도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러나 광주 KIA전은 달랐다. 자신의 힘으로 5이닝을 채웠고, 당당히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더그아웃으로 귀환할 수 있었다.

볼넷이 3개 있었지만 몇 차례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며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평균 139㎞의 포심패스트볼은 빠르지 않았지만 묵직했고 또 타자들의 방망이 중심을 잘 피해나갔다. 여기에 주무기인 포크볼을 적절하게 섞으며 범타를 유도했고, 맞혀 잡는 피칭으로 투구 수까지 줄여나갔다. 이날 정수민은 5이닝을 72구로 막았다.

올 시즌 첫 승에 SSG 이적 이후 두 번째 선발승. 정수민은 경기 후 “오늘 수비가 도와주서 더 집중할 수 있었고 그 덕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경기 초반 2사 이후에 제구력이 흔들렸는데 재원이형의 리드와 블로킹을 믿고 던졌다”면서 “정이형 등 야수들의 좋은 수비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 경기에서도 맡은 역할을 충실히 잘해낼 수 있도록 마운드에서 좀 더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정수민의 재정비가 흔들리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기회는 찾아올 것이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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