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고우석.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1-0 리드를 못 지킨 마무리 투수에게 바로 다음 날 같은 상황이 펼쳐졌다. 이번에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아직 만 22살 어린 선수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마치 운명의 장난 같은 현실. 그런데 정작 고우석(LG)은 "기다렸다"며 남다른 배포를 드러냈다.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경기. 9회초 고우석의 등판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렸다. 전날 2사 후 역전 적시타를 내준 고우석이었기에 이번 경기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었다. 이틀 연속 블론 세이브가 나온다면 연패 위기에 놓일 뿐만 아니라 7연전 경기 운영의 틀이 달라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우석이 양의지에게 던진 초구는 좌익수 앞에서 뚝 떨어지는 안타가 됐다. 고우석은 이 무사 1루에서 추가 진루를 허용하지 않고 세이브를 추가했다. 경기 후 만난 고우석은 양의지에게 안타를 맞은 상황을 돌아보며 "내가 생각한 좋은 높이에 던졌는데 먹힌 타구가 안타가 됐다. 또 이렇게 나를 시험에 들게 하시는구나 싶었다"며 웃었다. 

17일 삼성전에서는 역전을 허용했을 뿐만 아니라 추가 적시타까지 내주면서 1이닝을 다 마치지 못한 채 교체됐다. 그리고 다음 기회를 기다리며 철저하게 복습했다. 그는 "이기는 것만큼 자존심을 세우는 방법은 없다. 출근해서 (유)강남이 형과 볼배합 얘기를 많이 나눴다. 얘기했던 대로 경기를 해봤는데, 바로 이런 상황이 왔다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었다"고 얘기했다. 

고우석은 만회할 기회가 빨리 오기를 바랐다면서도 "그래도 한 두 점은 더 나지 않을까 싶었는데 또 1-0이어서…하…"라며 웃는 얼굴로 내심 긴장했던 당시를 돌아봤다. 

한편으로는 인플레이 타구가 늘어난 것이 블론 세이브 위기를 만든 원인이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이닝당 11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했던 고우석은 올해 이 수치가 7개로 떨어졌다. 유강남과 상의한 볼배합 변화를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다고 했지만, 고우석은 위기에서 더 많은 탈삼진과 팝업 타구를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힌트를 남겼다. 

고우석은 "올해는 타자들이 초구 2구부터 적극적으로 들어와서 2스트라이크까지 가는 상황이 줄었다. 또 시즌 초반 유인구로 던진 공들이 생각대로 들어가지 않았는데, 요즘은 잘 들어가면서 탈삼진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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