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장애인탁구협회가 국가대표 지도자 채용 논란에 휩싸였다.
[스포티비뉴스=정형근, 배정호 기자] 대한장애인탁구협회가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참가할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 과정에서 ‘부정 채용’ 논란에 휩싸였다. 패럴림픽이 10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훈련에 집중해야 하는 장애인 선수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국가대표 지도자는 장애인탁구협회 ‘전문체육위원회’에서 선발한다. 장애인탁구협회 전문체육위원회는 지난 3월 19일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 면접을 통해 감독 1명과 수석코치 1명, 코치 3명 등 모두 5명을 선발했다. 

그러나 전문체육위원회 구성에서 규정에 맞지 않는 위원이 뽑힌 사실이 드러났고, 지도자 채용이 전면 무효화됐다. 

장애인탁구협회는 전문체육위원회를 재구성해 4월 19일 국가대표 지도자 면접을 다시 실시했다. 전문체육위원회가 뽑은 5명의 지도자는 3월과 4월 선발 모두 동일했다. 

그런데 당시에도 전문체육위원회 규정을 어긴 위원이 면접을 봤다는 민원이 제기됐고, 대한장애인체육회 감사실이 조사에 나섰다.   

익명을 요구한 장애인탁구 관계자 A씨는 “면접을 보기 전에 누가 감독과 코치로 사전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런데 결과를 보니 소문이 사실이었다. 선발된 5명의 지도자 중 1명을 제외하면 올림픽의 문턱도 가지 못한 사람들이다. 경험이 많고 실력이 있는 지도자들은 탈락했다. 특히 도쿄 패럴림픽 코치 중 1명은 2년 전에도 국가대표 코치로 선발됐으나 자격증도 없는 상태에서 코치가 된 것으로 밝혀져 부정 채용과 관련해 경찰에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장애인탁구 지도자 선발과 관련해 감사실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 조사 결과가 나오면 조치를 진행할 계획이다. 감사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 지도자 선발을 다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장애인탁구는 패럴림픽 ‘효자 종목’이다. 한국 선수단은 8월 24일 개막하는 패럴림픽에서 금메달 4개와 은메달 9개, 동메달 21개를 획득해 종합 20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한국은 장애인탁구에서만 최소 2개 이상의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A씨는 “지도자들이 올림픽에 목숨을 거는 이유가 있다. 장애인탁구는 출전하면 대부분 메달을 딴다. 한국이 세계적인 장애인탁구 강국이다. 패럴림픽에서 선수들이 메달을 획득하면 참가하는 감독과 코치는 함께 포상금을 받게 된다. 정부와 지자체 등에서 받는 포상금은 1인당 5천만원에서 1억원 상당이다. 지도자들은 훈장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부정이 개입하기 쉽다”고 전했다. 

대한장애인탁구협회 관계자는 “전문체육위원회에서 (3월에) 1차로 선발한 부분은 전면 취소하고, 협회장 명의로 사과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4월에) 2차로 선발한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에서) 감사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패럴림픽에 참가하는 장애인탁구 국가대표 16명은 현재 이천훈련원에서 궂은 땀을 흘리고 있다. 4월에 뽑힌 5명의 지도자는 16명의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장애인탁구 관계자 B씨는 “16명의 선수가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 4년 동안 세계 대회를 나가면서 어렵게 쿼터를 확보했다. 그런데 이번에 뽑힌 지도자들 대부분은 이 선수들과 관련이 없는 지도자이다. 외국 상대 선수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올림픽 경험이 없는 지도자가 다수라 선수들도 불안해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홍보부는 “자체 조사 중이라 자세한 상황을 말하기는 어렵다. 합동조사반을 꾸려 조사하는 상황이다. 최대한 빠르게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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