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5경기에서 힘을 쓰지 못한 맷 하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을까. ‘다크나이트’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올스타 출신 우완 맷 하비(32·볼티모어)의 성적이 추락하고 있다. 5월 들어 못 버티는 양상이 뚜렷한 가운데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졌다.

하비는 30일(한국시간)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더블헤더 1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상대 강타선에 녹아내린 끝에 3이닝 5실점에 그쳤다. 삼진은 6개를 잡아냈으나 홈런 한 방을 포함해 5개의 안타와 3개의 볼넷을 내줬고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시즌 6번째 패전(3승)을 안았다.

팀이 1회 갈비스의 솔로포로 1점을 지원했지만, 1회 곧바로 실점했다. 선두 앤더슨에게 2루타를 맞았고 이어진 1사 1,2루에서 아브레유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2회를 무실점으로 넘기며 안정을 찾는 듯했지만 3회를 버티지 못했다. 선두 그랜달과 후속타자 몬카다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게 화근이었다. 이어 폭투가 나온 것에 이어 아브레유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1사 후에는 램에게 2점 홈런을 맞고 실점이 5점까지 불어났다.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약 94마일(151㎞)로 오히려 시즌 평균보다 더 잘 나왔다. 공의 회전 수 또한 수치적으로는 시즌 평균보다 더 좋았다. 어깨 컨디션 상태가 나쁘지는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화이트삭스 강타선에는 역부족이었다. 결정구가 상대 타자들의 헛방망이를 이끌어내지 못했고, 파울이 많아지며 고전했다. 끝내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다.

올해 볼티모어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재기를 노린 하비는 4월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좋은 성적으로 발판을 마련하는 듯했다. 4월 5경기 성적은 25⅓이닝을 소화하며 2승1패 평균자책점 4.26. 5월 초까지만 해도 상승세를 이어 갔다. 그러나 근본적인 구위 및 제구 부족을 이겨내지는 못하는 양상이 뚜렷하다.

5월 13일 친정팀인 뉴욕 메츠전에서 4⅓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고, 5월 19일 탬파베이전에서는 1⅔이닝 6실점이라는 최악의 난조를 보였다. 5월 24일 워싱턴 원정에서도 4⅔이닝 6실점(5자책점), 그리고 이날도 3이닝 5실점이었다. 

개인 경력에서도 흑역사다. 하비는 최근 5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하, 4실점 이상을 기록했다. 하비의 개인 역사에서 이런 부진을 이어 간 건 2019년 3경기가 최다였다. 자신도 경험해보지 못한 최악의 난조다. 볼티모어 구단 역사에서도 이런 부진을 이어 간 투수는 21세기 들어 처음이다. 가장 근래는 1998년 덕 드라벡의 5경기로 하비가 타이를 이뤘다. 하비가 다음 경기에서도 이 조건을 충족시키면 구단 불명예 역사를 쓴다.

자연히 로테이션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로테이션 퇴출은 곧 양도지명(DFA)과 같은 방출 절차를 의미할 수도 있다. 하비의 재기가 쉽지 않은 가운데, 시간이 갈수록 MLB에서 차지하는 존재감도 미비해지고 있다. 다크나이트는 여기까지인 것일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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