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시애틀전에서 중요한 일전에 임하는 양현종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아리하라 고헤이의 결장 기간 내내 선발 자리를 대체할 것 같지는 않다”

양현종(33·텍사스)은 지난 5월 26일 LA 에인절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팀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다. 3⅓이닝 동안 피홈런 두 방을 포함해 7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메이저리그(MLB) 첫 승리에 도전했지만 오히려 시즌 2패째를 안았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38에서 5.47로 단번에 치솟았다.

양현종을 두 번째 만나는 에인절스 타선은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양현종의 볼 배합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고 나온 듯했다. 여기에 높은 쪽 패스트볼-낮은 쪽 변화구라는 양현종의 그간 장점이 제구 난조 속에 사라지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작은 틈을 놓치지 않는 MLB의 벽을 새삼 실감할 수 있는 경기였다. 그러자 ‘포트워스 스타-텔레그램’ 등 현지 언론들은 “양현종이 계속 선발 로테이션을 유지할 것 같지는 않다”며 갑작스레 ‘태세 전환’을 했다.

그러나 텍사스 벤치는 선택지가 별로 없다. 그리고 양현종이 지금껏 보여준 능력을 다시 한 번 믿었다. 그 결과가 5월 31일 오전 5시 10분(한국시간)부터 열릴 시애틀전(스포티비나우, 스포티비ON2 생중계) 선발 등판이다. 직전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기회를 또 준 것이다. 벤치의 신임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경기 전 프리뷰는 그다지 밝지 않다. 이날 시애틀 선발은 일본인 좌완 기쿠치 유세이(30)다. 시즌 9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4.02에 머물고 있다. 3년째 영입 당시 기대치를 채우지는 못하는 중이다. 그러나 최근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살아나는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미 통계전문 ‘파이브서티에잇’도 선발 매치업에서는 기쿠치의 손을 들어줬다. 기본적으로 더 검증이 된 선수고, 텍사스를 상대로 한 통산 3경기에서도 2승 평균자책점 3.00으로 잘 던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상승세도 고려했다. 이 매체는 선발 매치업에서 기쿠치에게는 +7을 준 반면, 양현종에게는 -15를 줬다. 이 매체 기준으로는 꽤 큰 차이다. 그래서 예상한 텍사스의 승리 확률은 42%. 양현종이 ‘언더독’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그러나 양현종도 자신의 페이스만 유지하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평가다. 기본적으로 시애틀 타선이 너무 못 친다. 올 시즌 OPS(출루율+장타율)에서 리그 최하위다. 가뜩이나 저조한 타선에 에반 화이트 등 몇몇 타자들이 부상으로 빠져 있기도 하다. 30일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선수 중 타율 0.250 이상을 기록 중이 타자라고 해봐야 미치 해니거(.262) 하나뿐이다. OPS 0.800 이상 역시 해니거 하나다. 

29일 선발로 나선 조던 라일스는 6이닝 3실점, 30일 선발로 나선 마이크 폴티네비츠는 7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다. 여기에 시애틀은 양현종을 한 번도 상대하지 못해 낯설다. 좋은 승부가 예상되는 이유고, 다음 선발 등판의 발판이 될 것이라 기대하는 이유다. 반면 이런 환경에서마저 무너지면 팀의 신뢰도 같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양현종이 대단히 중요한 등판을 맞이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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