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진출 당시 수많은 MLB 팀들의 관심을 모았던 오타니 쇼헤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는 최근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원정에서 팬들의 복잡한 반응을 들어야 했다. 약간의 야유도 있었다. 샌프란시스코 팬들이 오타니를 싫어한 건 아니었다. 오히려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오타니의 투·타 겸업을 보고 싶었고, 볼넷으로 타격 기회마저 사라지자 다소 실망한 듯 보였다.

이 장면을 보며 남다른 심경을 느낀 이가 있으니 바비 에반스 전 샌프란시스코 단장이다. 에반스 전 단장은 2일(한국시간) ‘NBC스포츠 베이 에리어’와 인터뷰에서 “씁쓸한 생각을 했다. 만약 그가 자이언츠 소속이었다면…”이라고 입을 열었다. 에반스 전 단장은 오타니가 메이저리그(MLB) 진출 결심을 했을 당시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인 인사 중 하나였다.

당시 오타니는 MLB 구단들의 대단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아마추어 국제 계약 풀의 한도가 있는 팀, 즉 10개 팀 이상이 모두 오타니에 달려 들었다. 오타니를 영입하기 위해 감독과 단장, 주요 선수가 나서 프리젠테이션을 한 팀도 꽤 있었다. 오타니 측은 서류 전형(?)에서 몇몇 팀을 탈락시킨 뒤, 유력 구단들을 차례로 만나 구상을 들었다. 샌프란시스코는 1차를 통과하고 면접까지 간 팀 중 하나였다.

당시 샌프란시스코는 에반스 단장을 비롯, 브루스 보치 당시 감독과 간판 스타인 버스터 포지가 총출동해 오타니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애썼다. 에반스 단장의 인터뷰 중 회상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는 당시 투수는 물론 외야수로도 300~400타석 정도를 소화시킬 계획을 설명하는 등 최대한의 성의를 보였다. 투·타 겸업 욕심이 있던 오타니를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의 방안을 짜낸 것이다. 

그러나 오타니는 끝내 LA 에인절스를 선택했고, 샌프란시스코는 최종 문턱에서 고배를 마신 몇 팀 중 하나가 됐다. 에반스 단장이 오타니에 대한 홈팬들의 반응을 보며 아쉬워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2018년과 2019년 필라델피아 감독을 역임한 게이브 캐플러 현 샌프란시스코 감독 또한 “필라델피아 또한 오타니 영입에 관심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캐플러 감독은 “필라델피아도 그를 야수와 투수로 모두 보고 있었다. 그는 가장 역동적이고 가장 재능 있는 선수였다. 양쪽에서 모두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수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라고 떠올렸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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