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지난해 팀 내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철인3종 유망주 고(故) 최숙현의 유족이 1인 시위에 돌입했다. 고 최숙현의 유족은 부산조정협회의 만행으로 선수들이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3일 대한조정협회 게시판에는 ‘부산조정협회 사무국장 물러나라. 예산감사 시행하라. 채용 비리 밝혀라’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고 최숙현의 외숙모인 천선영 씨는 “두 자녀가 현역 선수라 차후에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참고 또 참았다. 그러나 적폐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기에 모든 것이 바로잡힐 때까지 멈추지 않고 공론화시키겠다고 다짐하며 글을 적는다”고 밝혔다. 

이어 “부산의 유일한 남고 조정팀을 해체하고, 부산조정협회를 쥐락펴락하는 사무국장의 징계를 바란다. 자세한 것은 내용증명을 보내겠다”고 전했다. 

스포티비뉴스의 취재에 따르면 부산 동아공고 조정부는 지난달 공개채용으로 지도자를 채용 합격시켰다. 당시에는 부산조정협회 사무국장이 면접관으로 참석했고, 지원자 A씨가 최종 선발됐다. 

고 최숙현의 외숙부인 류정민 씨는 “면접을 보기 전부터 사무국장이 A씨에 대한 억지 주장을 펼치며 채용을 반대했다. A씨가 합격 된 이후에는 사무국장이 협회 지도자들을 모아 자신의 의견을 반대하는 지도자들을 무시하고, 부산시체육회로 반대 의견을 내는 등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A씨는 대한민국 조정계에서 흔치 않은 엘리트 지도자임에도 단체의 힘으로 한 개인의 인권을 짓밟았다. A씨는 참을 수 없는 모욕감과 정신적 충격으로 지도자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사무국장의 반대로 임용을 포기했다고 밝힌 A씨는 “체육계 인권보호와 스포츠윤리강의를 하면서 수많은 인권 침해사례와 불공정, 비위 사건을 봤다. 피해자 구제 활동에 혼신의 노력을 다해왔는데, 이런 일이 나에게 벌어질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다”고 강조했다.  
▲ 고 최숙현의 유족은 부산조정협회의 만행을 고발한다며 1인 시위에 나섰다.

류정민 씨는 “A씨가 지도자를 포기하면서 동아공고 선수들은 갈 길을 잃었다. 사무국장은 2020년도에도 지도자가 없어 (국가대표 출신인) 내가 아들을 가르칠 때도 비위 사실로 퇴출당한 당시 부회장과 함께 학부모가 훈련을 시킨다는 이유로 민원이 들어왔다며 훈련을 막았다. 사무국장은 동아공고 조정부를 해체시키고 부산체고 남자 조정부를 창단해 자신의 사람을 심겠다는 비열한 목적이 있다. 사무국장의 이기적인 행동으로 선수들만 모든 피해를 받고 있다. 사무국장의 횡령과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경찰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조정협회 사무국장은 스포티비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많은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선수들의 지도를 방해했다거나 특정 지도자를 반대했다는 부분은 사실이 아니다. 부산체고 조정팀 창단은 중학교 조정 선수들의 학부모가 요청해 추진됐다. 부산체고가 창단돼도 동아공고 조정팀이 해체되는 것은 아니다. 횡령과 배임도 한 적이 없다. 오해를 대화로 풀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동아공고 조정부의 학부모들은 부산조정협회와 사무국장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류정민 씨는 “(최)숙현이가 세상을 떠난 지 일 년이라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체육계는 그나마 조금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부산조정협회는 아직도 부정부패가 근절되지 않았다. 나도 국가대표 체육인 출신으로 참을 만큼 참았지만 숙현이와 현재 조정 선수인 두 아들을 생각하면 더는 참을 수가 없어 사실을 널리 알리기로 했다. 감사를 실시해 잘못을 바로잡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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