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선발 맞대결을 벌이는 류현진(오른쪽)과 잭 그레인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류현진(34·토론토)은 2013년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진출했다. 다저스는 예나 지금이나 스타 선수들이 많이 모인 팀이다. 첫 해 시작까지만 해도 류현진이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5선발 경쟁을 벌인다는 분석도 있었을 정도였다.

반대로 잭 그레인키(38·휴스턴)는 자리가 확실한 선수였다. 팀 부동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3·LA 다저스)에 이은 2선발이자 우완 에이스였다. 그만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었다. 캔자스시티 소속이었던 2009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확실한 실력자였다. 2013년 당시 연봉만 해도 1900만 달러에 이르러 류현진보다 3배는 많았다. 입지 차이는 명확했다.

류현진이 MLB에 연착륙한 이후에도 입지는 뒤집히지 않았다. 커쇼가 1선발, 그레인키가 2선발이었고 류현진은 아무리 잘해도 ‘3선발’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실제 성적도 그랬다. 그레인키는 다저스에서의 3년(2013~2015) 동안 51승15패 평균자책점 2.30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고, 2016년 애리조나와 6년 2억650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을 맺고 다저스를 떠났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류현진은 어느덧 당당한 한 팀의 에이스로 리그를 호령하고 있다. 지옥 같았던 어깨 수술에서 회복한 류현진은 2018년부터 올해까지 66경기에서 31승12패 평균자책점 2.35의 빼어난 성적으로 리그 에이스 대열에 올라섰다. 2019년에는 리그 평균자책점 1위였고, 2년 연속(2019~2020) 사이영상 3위 내에 입상했다. 2018년 이후 성적만 따지면 그레인키(90경기 41승21패 평균자책점 3.26)에 비해 뒤질 게 없다.

그런 두 선수는 5일 오전 8시 7분, 토론토의 임시 홈구장인 세일런 필드에서 열릴 두 팀의 맞대결(스포티비나우, 스포티비 프라임 생중계)에서 만난다. 토론토는 류현진을, 휴스턴을 그레인키를 선발로 예고해 빅뱅이 예상된다. 두 선수 모두 구속보다는 정교한 제구와 커맨드, 다양한 구종을 바탕으로 좋은 구위를 만들어내는 투수다. 이른바 ‘칼제구’의 향연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매치업이 될 전망이다.

두 선수는 다저스(류현진)와 애리조나(그레인키) 시절 세 차례 선발 맞대결을 벌인 바 있다. 1승 평균자책점 1.89로 잘 던진 류현진이 맞대결에서 우세를 점하며 시대가 변했음을 실감케 했다. 다만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첫 맞대결이다. 류현진 자체가 휴스턴과는 상대를 해본 적이 없다. 휴스턴은 류현진의 26번째 상대 팀이 됐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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