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앤서니 '럼블' 존슨(31, 미국)은 짐승처럼 상대를 향해 달려든다. 무시무시한 초반 화력은 UFC 라이트헤비급에서 단연 으뜸이다. 안토니오 호제리오 노게이라(44초), 알렉산더 구스타프손(2분 15초)도 1라운드를 버티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UFC 187에서 펼쳐진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존슨은 시간이 지나면서 야수성을 잃어 갔다. 존슨의 펀치에 움찔했던 다니엘 코미어가 초반 위기를 넘기더니 집요한 레슬링 공격으로 존슨의 체력을 갉아먹었기 때문이다.

세컨드에선 "앤서니, 포기하지 마"라고 소리쳤지만 그는 경기를 뒤집을 체력도, 전의도 남아 있지 않았다. 결국 3라운드 2분 39초 리어 네이키드 초크에 탭을 쳤다. 연승이 '9'에서 끊겼다.

31일(한국 시간) 미국 뉴어크 프루덴셜 센터에서 열리는 'UFC 온 폭스 18(UFC on FOX 18)'에서 존슨을 상대하는 라이언 베이더(32, 미국)는 그 경기에서 '럼블'의 약점을 발견했다고 한다.

코치 애런 심슨은 "경기가 시작되면 우리는 존슨을 깊은 물로 끌고 내려갈 것이다. 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자. 분명 처음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존슨은 골목대장 같은 심리 상태를 가졌다. 자신의 생각대로 경기가 풀릴 때 엄청난 괴물이 된다. 정말 위험하다. 그런데 코미어는 경기를 오래 끌고 갔다. 자신이 장기전에서 존슨보다 더 끈질기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베이더는 코미어가 가진 것을 똑같이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더는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레슬링에서 가장 높은 단계인 디비전 1에서 활동했다. 레슬링 명문 애리조나대학교 출신으로 2004, 2006년에 토너먼트 8강에 진출한 레슬러에게 주는 칭호 '올 아메리칸(All American)'을 얻었다.

베이더가 최근 기록한 5연승 모두 판정승이었다. 그 가운데 2014년 8월 오빈스 생프루와 펼친 5라운드 경기도 있다.

'코미어가 했던 것처럼 레슬링 싸움을 걸어 장기전으로 끌고 간다.' 이것이 '다스 베이더'가 야수를 깊은 어둠 속으로 데리고 가기 위한 비책이다.

베이더는 "존슨의 지난 경기를 보자. 코미어는 훌륭한 레슬러였다. 존슨은 (웰터급에서) 조시 코스첵과 싸워서 졌는데, 코스첵도 좋은 레슬러였다"며 "그는 이번 경기에서 자주 오른손 펀치를 크게 던지다가 넘어질 것이다. 코미어도 그때 여러 번 그를 그라운드로 끌고 갔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타격전을 피할 생각은 없다. "존슨은 내 머리를 뜯으러 달려들겠지. 내 강점을 발휘할 것이다. 하지만 그와 타격전을 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 난 타격도 잘한다"며 패를 보일 듯 말 듯 가렸다.

존슨은 베이더가 레슬링을 앞세워 자신의 진을 빼 놓으려고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해볼 테면 해 보라고 받아쳤다.

"그가 레슬링 싸움을 걸어 올 것이다. 모두가 내 약점이 레슬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레슬링 싸움을 원한다면 걸어 봐라. 베이더 진영은 내 멘탈이 약점이라고 믿고 싶을 거다. 좋다. 그런 마음을 갖고 옥타곤에 올라오길 바란다. 아주 기나긴 밤이 될 것이다."

맹수는 풀숲에서 웅크린 채, 숨을 죽이고 결전을 기다리고 있다.

존슨은 베이더가 5연승하고 있지만, 마지막 테스트는 넘지 못할 것이라고 믿는다.

"베이더를 선수로서 존중한다. 그는 5연승하고 있다. 난 3연승을 하고 UFC로 돌아왔고 4연승을 추가한 뒤 타이틀 도전권을 받았다"며 "베이더는 이번 경기만 넘으면 도전권을 받을 수 있다고 믿을 것이다. 그러나 랭킹 3위 안에 있는 선수를 이기고 나서 그런 생각을 해야 한다. 난 2위 구스타프손을 꺾고 나서 떳떳하고 정당하게 도전권을 차지했다. 모두가 그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랭킹 2위인 자신이, 베이더의 풀지 못한 숙제로 남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두 선수가 맞붙는 'UFC 온 폭스 18'은 31일 오전 10시부터 SPOTV2가 생중계한다. 베이더는 존슨을 어두운 심해로 데리고 들어갈 수 있을까, 존슨은 타이틀전에 다다른 베이더에게 통곡의 벽이 될 것인가. 

■ UFC 온 폭스 18 대진

- 메인 카드

[라이트헤비급] 앤서니 존슨 vs 라이언 베이더
[헤비급] 조시 바넷 vs 벤 로스웰
[밴텀급] 유리 알칸타라 vs 지미 리베라
[웰터급] 세이지 노스컷 vs 브라이언 바베레나

- 언더 카드

[웰터급] 타렉 사피딘 vs 제이크 엘렌베거
[라이트급] 올리비에르 오뱅-메르시에르 vs 디에고 페레이라
[미들급] 하파엘 나탈 vs 케빈 케이시
[플라이급] 더스틴 오티즈 vs 윌슨 레이스
[웰터급] 조지 설리반 vs 알렉산더 야코블레프
[페더급] 알렉스 카세레스 vs 마시오 풀른
[웰터급] 매트 드와이어 vs 랜디 브라운
[페더급] 데이먼 잭슨 vs 레반 마카시빌리
[라이트급] 토니 마틴 vs 필립 올리비에리

[영상] 장아라 편집 ⓒ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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