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 시절 동료였던 류현진(오른쪽)과 저스틴 터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타일러 앤더슨(31·피츠버그)은 2011년 콜로라도의 1라운드(전체 20순위) 지명을 받은 뒤 꾸준히 선발로 육성된 끝에 2016년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기대만큼 성장하지는 못했다.

2016년 선발 19경기에서 5승6패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내비치는 듯했으나 알을 깨지 못했다. 결국 2019년 최악의 성적(3패 평균자책점 11.76)을 기록한 뒤 방출됐고, 2020년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고도 반등은 없었다. 다시 방출된 앤더슨은 올해 피츠버그와 계약을 맺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를 떠났다.

이런 앤더슨을 내내 괴롭힌 선수가 있으니 바로 LA 다저스의 주전 3루수 저스틴 터너(37)였다. 터너는 10일(한국시간)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와 경기에서 앤더슨을 상대로 1회와 3회 연타석 대포를 터뜨리며 이날 팀의 득점(2점)을 모두 책임졌다. 이제는 서부지구를 떠난 앤더슨을 집까지 찾아가 또 괴롭힌 모양새가 됐다. 다저스는 터너의 연타석 홈런과 불펜의 효율적인 릴레이에 힘입어 2-1로 이기고 피츠버그전 11연승을 내달렸다. 

사실 앤더슨은 이날 6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잘 던지고도 패전을 안았다. 터너와 천적 관계를 해소하지도 못한 게 결정적 패착이었다. 앤더슨은 이날 우타자 몸쪽 코스로 좋은 공들을 잘 던지며 선전했지만, 유독 터너를 상대로는 실투가 많았다. 1회에는 빠른 공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한가운데 몰렸고, 3회에는 높은 쪽에 들어갔다. 터너는 두 번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모두 홈런을 만들어냈다.

터너는 이날 경기 전까지 앤더슨을 상대로 타율 0.484(31타수 15안타)를 기록 중이었다. 31타수라는 적지 않은 표본이 쌓인 상황이라 유의미한 데이터다. 앤더슨은 터너와 승부를 너무 의식한 듯했다. 그리고 이날 2안타를 추가하며 상대 전적은 딱 타율 0.500(34타수 17안타)이 됐다.

상대 투수로만 보면 매디슨 범가너(애리조나)를 상대로 19개의 안타를 쳐 가장 많다. 그러나 범가너와는 무려 72타수가 쌓였다. 앤더슨에게 유독 강했던 셈이다.

그런데 메이저리그(MLB.com) 공식 홈페이지는 류현진(34·토론토)의 이름을 거론했다. MLB.com은 10일 ‘엘리아스 스포츠’의 기록을 인용, 터너와 앤더슨의 천적 관계가 현역 메이저리그 2위라고 설명했다. 1위에 류현진의 이름이 있었다. ‘엘리아스 스포츠’에 따르면 30타수 이상의 맞대결을 기준으로 했을 때, 특정 투수가 가장 약했던 타자는 류현진과 놀란 아레나도(세인트루이스)였다. 아레나도의 류현진 상대 타율은 무려 0.516에 이른다.

역시 콜로라도 소속이었던 아레나도는 LA 다저스에서 MLB에 데뷔한 류현진을 줄기차게 괴롭힌 선수였다. 결정적인 순간 류현진을 허탈하게 하는 안타나 장타도 많았다. 류현진은 2020년 시즌이 끝난 뒤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안 되는 선수는 안 된다. 93마일 패스트볼을 몸쪽에 붙여도 안 되더라”라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다만 류현진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소속인 토론토도 이적하면서 양자의 맞대결은 뜸해진 상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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