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릿 콜.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부정 투구 논란이 새로운 일은 아니다.

최근 부정 투구 논란의 중심에 선 게릿 콜은 뉴욕 양키스 이적 전, 휴스턴 애스트로스 시절부터 회전 수가 갑자기 증가해 의심을 샀다. UCLA 동창인 트레버 바우어는 지난 2018년 콜을 비롯한 휴스턴 투수들이 이상할 정도로 회전 수가 늘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휴스턴 선수들과 바우어의 악연이 이렇게 시작됐다. 

콜은 포심 패스트볼과 너클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주로 던진다. 체인지업을 제외한 세 가지 구종은 회전 수가 높을 수록 위력이 더해진다. FA 자격을 앞둔 2019년, 콜의 패스트볼-커브-슬라이더 회전 수는 다시 한 번 껑충 뛰었다. 체인지업 회전 수도 덩달아 늘었다.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지만 시장 가치에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콜은 2019년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고 양키스와 9년 총액 3억2400만 달러, 약 3690억 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따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전직 LA 에인절스 클럽하우스 직원의 폭로가 나왔다. 투수들에게 이물질을 제공한 혐의로 해고된 이 직원은 콜과 저스틴 벌랜더 등이 투구에 도움이 되는 물질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콜은 다시 한 번 의혹의 시선을 받았지만  작년에 비해 회전 수는 조금 더 올랐다. 

▲ 게릿 콜의 구종별 평균 회전수 ⓒ 베이스볼 서번트

콜의 직전 등판은 조롱의 대상이 됐다. 마이너리그에서 부정투구로 징계를 받은 선수가 나오기 시작하고,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적극적으로 사태에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히자마자 회전 수가 급감했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 회전 수는 5월 29일(한국시간) 경기에서 2529회였는데,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한 4일 경기에서는 2436회로 나타났다. 

선발 등판을 하루 앞둔 9일 인터뷰에서는 더욱 의심을 살 만한 정황을 보였다. 뉴욕 포스트 기자의 "스파이더 택(스트롱맨 대회에서 쓰는 끈적이는 물질)을 썼느냐"는 '돌직구' 질문에 마치 화면이 멈춘 듯 말문이 막혀버렸다. 

"솔직히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적을 깬 콜이 어렵게 입을 뗐다. 그는 "전해 내려오는 관습과 관행이 있다. 나는 그런 점에서는 분명히 규정 범위를 벗어난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동료들과 대화하면서 그렇지 않은 것(규정에서 벗어난 것)과 관련해 매우 확고한 뜻을 유지해 왔다"고 밝혔다. 

▲ 5월 29일 디트로이트전(6이닝 1실점 5탈삼진). ⓒ 베이스볼 서번트
▲ 6월 4일 탬파베이전(5이닝 5실점 7탈삼진). ⓒ 베이스볼 서번트

바로 다음 경기 상대인 미네소타 타자 조시 도널드슨은 콜의 부정 투구를 확신하며 '저격'에 나섰다. 콜에게는 자존심이 걸린 경기였다. 콜은 6이닝 동안 홈런 2방을 맞긴 했지만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자신을 공개 도발한 도널드슨을 상대로는 3타수 2탈삼진 완승을 거뒀다. 

회전 수에서는 특별한 이상 징후를 찾아볼 수 없었다. 포심 패스트볼 회전 수는 조금 늘었지만, 슬라이더는 줄어들었다. 디애슬레틱 양키스 담당 린제이 애들러는 최근 2경기 회전 수 변화를 "통계적으로 큰 의미 없는 차이"라고 봤다. 분명 '급감'으로 볼 만한 차이는 아니었다. 

경기 후 다시 콜이 발언권을 얻었다. 그는 전날 인터뷰에서의 '이상 반응'에 대해 "그런 얘기를 하는 자리가 아니었다고 생각해서 답변이 늦었었다"며 "논의할 기회가 마련되면 얘기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정 투구 논란의 해결책은 선수들간의 의견 통일이라고 주장했다. "선수들 사이의 일은 클럽하우스에서, 또 선수노조를 통해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6월 10일 미네소타전(6이닝 2실점 9탈삼진)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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