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시 내고향', '재난탈출 생존왕', '운동 맛집' 스틸(위부터). 제공|KBS

[스포티비뉴스=심언경 기자] '6시 내고향'부터 '운동 맛집'까지, 공영방송 KBS1이 이미지 쇄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속적으로 젊은 피를 수혈하며 'KBS1은 고루하고 재미없다'는 인식을 타파하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공익적인 성격이 짙은 채널인 만큼, 변화의 폭은 포부에 비해 좁을 수밖에 없다. 기존 프로그램 포맷의 변화도 크지 않고, 신선한 콘셉트를 녹여낸 프로그램 역시 찾기 힘들다. 젊은 시청층이 선호하는 출연자를 내세웠다는 것 외에는 아직까지 뚜렷한 변화를 찾기란 쉽지 않다.

최근 '핫'한 출연자 라인업으로 가장 재미를 본 프로그램은 '6시 내고향'이다. '6시 내고향'은 그룹 트와이스, 먹방 크리에이터 쯔양, 배우 구혜선 등의 잇따른 출연으로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어르신들의 고정 픽'이라는 '6시 내고향'의 이미지를 감안한다면 고무적인 성과다.

'6시 내고향' 한석구 PD는 지난달 '아침마당'·'6시 내고향'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그룹 방탄소년단, 방송인 유재석, 배우 송중기에게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시청자분들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드리려고 노력 중"이라고 했다.

'재난탈출 생존왕'도 지난 4월 박명수의 합류 소식을 전하며 화제를 모았다. 박명수가 '재난탈출 생존왕'의 코너 '호통의 명수'를 맡고 있다. '호통의 명수' 기획 의도는 소방서와 함께 불법 주정차를 단속하고 시민의식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위급한 상황 중 빠른 대응을 방해하는 불법 주정차에 박명수의 '호통' 캐릭터를 적극 활용해 속 시원한 재미를 선사하겠다는 취지다.

5월 26일 첫 방송된 '운동 맛집'은 방송인 박미선과 허경환, 연예계 대표 트레이너 양치승이 운동이 필요한 의뢰인을 직접 찾아가 맞춤형 운동을 배달해주는 포맷이다. '운동 맛집'의 타깃 시청층은 운동이 부족한 어린이와 청소년이다. 이에 학생들에게도 친숙한 방송인으로 출연진을 구성했다.

KBS1은 그간 채널 특성상 중장년층과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공익 프로그램 위주로 운영돼왔다. 이에 MZ세대의 트렌드와는 거리가 멀고 '올드하다'는 이미지도 강하다. KBS1이 젊은 시청자들의 선호 채널이 되지 못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KBS1은 꾸준히 젊은 세대를 잡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해왔다. 프로그램 설명에 '신개념'을 붙이는가 하면, 더 나아가 '6시 내고향', '아침마당' 등 장수 프로그램들을 예시로 트렌드를 선도한다고 자부하기도 했다.

KBS1은 '6시 내고향', '재난탈출 생존왕', '운동 맛집' 등에서 일단 출연진 구성으로 변화를 시작했다. 새 출연자 섭외와 출연진 재편은 가장 손쉽게 프로그램의 변화를 꾀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이것으로 변화가 끝난다면 "새롭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포부가 무색해진다.

KBS1은 KBS2에 비해 화제성 측면에서 주목받지 못한다고 해도, 공영방송 KBS의 공공성과 공익성을 책임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유의미한 채널이다. 이미 KBS1은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던 셈이다. 안주하지 않고 도전하겠다는 의지는 박수를 받을 일이다.

그러나 시청률과 화제성은 방송사에게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프로그램의 가치를 논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된다. 아무리 좋은 기획 의도도 성적이 기대 이하면 흐려지기 마련이다. 보다 더 많은 시청자들을 유치해야 하는 것은 방송사의 숙명이다. KBS1의 변화 욕구도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시청률과 화제성을 잡기 위한 답은 진부하지만, 결국 콘텐츠 완성도의 제고다. 시대의 흐름을 매서운 눈으로 파악하고, 이를 신선하게 녹여낸 프로그램은 사랑받을 수밖에 없다. KBS1이 추구하는 변화 방식은 '트렌디하다'고 일컬어지는 방송인을 '모셔와서' 그럴 듯한 외양을 만들어내는 것에 불과하다면 '무늬만 변화'에 그치리란 것은 명약관화하다.

스포티비뉴스=심언경 기자 notglasses@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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