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라이언 베이더(32, 미국)의 코치들은 내 정신력이 실제로 정말 약하다고 그를 세뇌했다. 뭐, 난 좋다. 이겼으니까. 그럼 이제 물어보자. 누가 약한 파이터인가?"

앤서니 '럼블' 존슨(31, 미국)은 지난달 31일(이하 한국 시간) UFC 온 폭스 18(UFC on FOX 18)에서 베이더를 1라운드 1분 26초 만에 펀치로 실신시키고,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해 베이더를 두 번 죽였다.

경기 전 베이더 진영이 "존슨은 위기의 순간에 심리 상태가 크게 흔들린다"고 공격했는데, 이에 대한 '한 박자' 늦은 반격이었다.

베이더의 코치 애런 심슨은 미국 종합격투기 뉴스 사이트 'MMA 파이팅'과 인터뷰에서 존슨의 코털을 살살 건드렸다. 지난해 5월 다니엘 코미어와 싸운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존슨의 견적이 나왔다고 확신했다.

존슨은 코미어의 레슬링에 끌려다니다가 3라운드 리어 네이키드 초크에 걸려 패했다.

심슨 코치는 "경기가 시작되면 우리는 존슨을 깊은 물로 끌고 내려갈 것이다. 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자. 분명 처음과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존슨은 골목대장 같은 심리 상태를 가졌다. 자신의 생각대로 경기가 풀릴 때 엄청난 괴물이 된다. 정말 위험하다. 그런데 코미어는 경기를 오래 끌고 갔다. 자신이 장기전에서 존슨보다 더 끈질기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베이더는 코미어가 가진 것을 똑같이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결과는 존슨의 일방적인 폭행이었다. 존슨은 코미어니까 자신을 그 정도로 몰아붙일 수 있었다고 했다.

"체력이 빠져 있고, 코미어 같은 파이터가 위에서 짓누르고며 파운딩으로 날 갉아먹으면 정신력은 바닥이 날 수 있다"며 "라이트헤비급에서 펼친 경기 가운데 그 한 경기를 보고 날 섣부르게 판단한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존슨은 경기 전 "베이더는 강하다. 그러나 톱 3 랭커에게 이기고 타이틀 도전권을 요구해야 한다", "내 레슬링이 약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럼 레슬링을 해 보자" 정도로 말을 아꼈다. 그러나 경기 후엔 하고 싶은 말을 다 했다.

"그가 갖고 나올 전략은 두 가지로 압축됐다. 하나는 유리한 포지션을 목적으로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하는 것, 하나는 날 테이크다운 하기 위해 달려드는 것이었다. 그는 달려들었다. 그런데 그들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두 가지 전략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가 갖고 나온 전략이 마음에 들었다. 내가 정신력이 약하다고 그들은 말했다. 내 생각에 정신력이 약한 사람들이 이긴다. 자만한 사람들이 진다."

베이더가 탐색전 없이 '묻지 마 태클'로 나왔다가 허무하게 지는 장면을 본 코미어는 혀를 찼다.

양복을 입고 폭스스포츠 해설위원으로 대회장을 찾은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은 대회를 분석하는 '폭스스포츠 포스트 쇼'에서 "두려움을 갖고 타격전에 들어가선 안 된다. 존슨의 펀치를 무서워한 베이더는 '묻지 마 태클'을 했다"고 평했다.

이어 "존슨과 거리를 좁히려면 어느 정도 충격은 감내해야 한다. 공짜는 없다. 펀치를 맞아야 하고, 그것을 느껴야 한다. 다운을 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존슨에게 이기려면 맞을 각오로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미어는 베이더가 시도한 태클이 전 헤비급·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랜디 커투어가 2010년 8월 UFC 118에서 전 복싱 챔피언 제임스 토니에게 했던 것과 비슷했다고 비꼬았다. 토니는 종합격투기 그래플링을 전혀 모르는 '반쪽 파이터'였다. 그래서 투박한 태클도 먹힐 수 있었다.

"존슨은 레슬링을 이해하는 파이터다. 그는 대학교 때 레슬링을 했다. 커투어가 토니에게 했던, 옥타곤의 반을 가로지르는 그런 태클로는 존슨을 넘기지 못한다. 그 태클을 본 순간, 난 베이더는 존슨과 맞설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사진] 승리에 기뻐하는 앤서니 존슨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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