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릭센이 13일 핀란드전에서 쓰러져 응급조치를 받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크리스티안 에릭센(29, 인터밀란)에게 위험천만한 일이 있었다. 신속한 응급조치로 아찔한 순간을 넘겼다. 하지만 현지 팬들은 유럽축구연맹(UEFA)에게 분노의 화살을 돌렸다. 이유는 빡빡한 일정과 여과없이 송출한 중계였다.

에릭센은 13일 새벽(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핀란드와 유럽축구선수연맹(UEFA) 유로2020 B조 조별리그 1차전 도중에 쓰러졌다. 전반 42분 스로인 상황에서 볼을 받으러 가던 중에 아무런 외부 충격 없이 혼자 쓰러졌다.

덴마크 동료들은 다급하게 현장 의료진을 불렀다. 의료진은 곧바로 에릭센에게 달려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에릭센은 5분 동안 심정지 상태였는데, 의료진의 빠른 대처로 심각한 위기를 넘겼다. 

중계 화면에는 덴마크 선수들과 팬들의 눈물이 보였다. 덴마크 선수들은 미디어 노출에 에릭센을 보호하기 위해 빙 둘러 가렸다. 핀란드 팬들도 자국의 큰 국기를 던져 심각했던 상황을 최대한 보호하는데 힘을 더했다.

13일 저녁, 덴마크축구협회 발표에 따르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덴마크축구협회는 "오늘 아침 우리는 에릭센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에릭센은 팀 동료들에게 인사를 했다. 현재 상태는 안정적이다. 추가 검사를 받기 위해 계속 병원에 입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대표팀과 스태프들은 팬, 선수, 잉글랜드 로열패밀리, 전 세계 클럽 등 에릭센에게 진심으로 인사해 주신 분께 감사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응원을 에릭센과 그의 가족들에게 전해지도록 할 것"이라고 알렸다.

유럽축구연맹(UEFA)도 공식채널을 통해 에릭센 쾌유를 바랐다. 하지만 현지 팬 반응은 "선수에게 다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중계 카메라를 멀리에서 비춰야 했다. 경기를 보는 아이들이 많다.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며 냉담했다. 에릭센이 쓰러졌을 당시에 여과없이 송출했던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여기에 근본적인 이유까지 있었다. 다른 팬은 "에릭센의 심정지가 너희들(유럽축구연맹) 잘못이라는 걸 이해하지 못하나", "유럽축구연맹은 에릭센이 쓰러지고 실려나가는 순간에도 경기를 하도록 했다. 이런 경기는 중단됐어야 했다"고 소리쳤다.

일부 팬은 "선수들이 매 시즌 치러야 하는 경기를 알고있나. 이번 사건은 충분했다. 현재 유럽축구연맹을 완벽하게 요약한다"고 분노했다.

현대 축구에서 선수들은 소속 팀 일정을 포함해 대표팀까지 쉴새없이 뛴다. 유럽축구연맹은 네이션스리그를 출범해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데이에 강도높은 일정을 만들었다. 팬들의 분노는 매년 빡빡한 일정에 노출된 선수 혹사를 겨냥한 것이었다.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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