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정상급 성적으로 태극마크 자격을 증명한 kt 심우준(왼쪽)과 한화 정은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2020년 도쿄올림픽에 나설 야구대표팀 선수 명단이 오는 17일 발표된다. 저마다 각기 갖춘 매력으로 자격을 어필하고 있어 아직은 포지션별로 안개가 걷히지 않았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도 몇몇 포지션에 고민이 깊다는 후문이다.

특히 중앙 내야수(유격수·2루수)가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너 내야의 경우 어느 정도 결정이 되어 있는 모양새지만, 김하성(샌디에이고)이라는 확실한 유격수가 빠진 중앙은 경쟁이 치열하다. 후보자들 모두 장점과 기량이 비교적 평준화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떤 선수가 들어가도 이상하지 않고, 또 빠져도 이상하지 않다. 반대로 논란도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 주전 2루수 정은원(21)과 kt 주전 유격수 심우준(26)도 유력한 후보들이다. 두 선수는 각자의 포지션에서 올 시즌 정상급 성적을 내면서 태극마크를 노크하고 있다. 성인 대표팀 레벨에서의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라 이번 대표팀 선발은 더 간절한 측면이 있다. 또한 아무리 국가를 위해 뛰는 자리 자체가 영광이라고 해도, 아직 군 미필이라는 현실적인 면은 솔직히 무시하기는 어렵다. 

정은원은 뛰어난 리드오프형 선수로서의 진화 가능성을 보여줬다. 13일까지 57경기에서 타율 0.290, 2홈런, 16타점, 10도루를 기록했다. 어느 한 측면에서 리그 순위표 꼭대기에 위치한 건 아니지만, 고른 성적이 돋보인다. 여기에 올 시즌 출루율이 0.424에 이른다. 현재 리그 2루수 중 출루 측면에서의 감이 가장 좋은 선수다. 

13일 수원 kt전에서도 2루타 하나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1볼넷으로 세 차례 출루하며 올 시즌 감이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했다. 현재 출루율에서 리그 7위를 기록 중인데 이는 중앙 내야수로는 리그 전체 1위, 내야수만 따지면 강백호(kt·0.482)에 이어 리그 2위다. 김경문 감독이 정은원의 출루 능력을 어떻게 평가할지가 관심이다.

심우준은 김하성이 빠진 자리를 노린다. 올 시즌 성적은 일취월장했다. 시즌 54경기에서 타율 0.313, 4홈런, 26타점을 기록 중이다. 확실히 타율과 장타 등 타격 능력에서 좋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5~10경기 성적이 아닌, 50경기 이상 표본이 쌓였다는 점에서 운이라고 치부하기도 어렵다.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프로 통산 출전 경기가 802경기에 이를 정도로 경험도 적지 않은 선수다.

심우준의 장점은 경기 후반에 빛날 가능성이 크다. 심우준은 유격수는 물론 2루수도 소화가 가능하다. 2루수 출전 경험이 많지 않지만 이강철 kt 감독은 “별 무리 없이 2루수도 볼 수 있다”고 장담한다. 여기에 발도 빠르다. 2019년 24도루, 지난해에는 35도루를 기록했다. 꼭 주전이 아니더라도 경기 막판 대주자나 대수비로 활용할 수 있다. 엔트리가 프로 1군보다 적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런 멀티플레이어는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경쟁자들도 있어 선발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같은 값이라면 대표 경력이 있는 선수들, 코칭스태프가 직접 써보고 경험한 선수들이 우선권을 받을 수도 있다. 

이강철 kt 감독도 13일 수원 한화전을 앞두고 심우준의 다재다능함을 강조하면서도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보면 된다. 이게(올림픽 대표팀 선발) 전부는 아니다”고 설사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너무 미련을 두지 말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이 선택을 하든, 그렇지 않든, 두 선수가 도쿄에 갈 수 있는 자격을 올 시즌 전반에 걸쳐 증명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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