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정훈(오른쪽)이 1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더블헤더 2차전에서 5회 2루를 훔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가 13일 사직구장에서 펼친 더블헤더. 이날 경기는 하위권 지형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지만, 숨은 관전 포인트는 따로 있었다. 바로 특정 조건에서의 연패 탈출이었다.

먼저 KIA. 이날 더블헤더 전까지 8위를 달리던 KIA는 일요일만 되면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4월과 5월 그리고 이달 6일 광주 LG 트윈스전(0-10 패배)까지, 일요일 10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한 주의 마지막 단추를 매번 어긋나게 꿴 KIA로선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좀처럼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었다.

그런데 롯데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롯데는 6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8-7 승리를 거두고 일요일 9연패에서 벗어났지만, 아직 깨지 못한 징크스가 있었다. 바로 낮경기 전패였다.

롯데는 올 시즌 치른 11경기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1무10패. 오후 2시 시작되는 일부 주말 게임을 비롯해 공휴일 경기에서 모두 졌다는 뜻이다. 그나마 KIA는 낮경기 성적이 1승11패로 롯데보다는 한 계단 위였다.

이처럼 일요일과 낮경기에서 유독 약한 KIA와 롯데는 최소 1승을 목표로 이날 더블헤더를 임했다. 그리고 바람대로 1승씩을 나눠가지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먼저 웃은 쪽은 롯데였다. 선발투수 앤더슨 프랑코가 5⅔이닝 7피안타 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4실점(3자책점)으로 자기 몫을 다하지 못했지만, 3-4로 뒤진 6회말 정훈의 동점 적시타와 김민수의 2타점 결승 2루타가 연달아 터지며 8-6 역전승을 거뒀다. 또, 신인 좌완투수 김진욱은 6회 구원등판해 1⅓이닝 동안 22구를 던지며 무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호투하고 올 시즌 프로 데뷔 후 첫 번째 승리를 낚았다.

롯데가 먼저 낮경기 전패를 끊어내자 이번에는 KIA가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KIA는 더블헤더 2차전에서 선발투수 이민우의 5이닝 5피안타 5탈삼진 2실점 호투를 앞세워 6-3으로 이겼다.

2회 집중타를 앞세워 4점을 선취한 뒤 3회 프레스턴 터커의 우월 솔로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한 KIA는 4회와 5회, 7회 1점씩을 내주며 쫓겼지만, 더 이상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고 일요일 전패를 끊었다.

이날 더블헤더 1차전과 2차전의 소요 시간은 각각 3시간46분과 3시간30분이었다. KIA와 롯데가 암흑의 터널을 지나기 위해 펼친 일요일 밤의 혈투는 이렇게 긴 시간을 거친 뒤에야 막을 내릴 수 있었다.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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