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대에 못 미치는 타격을 보여주고 있는 라이온 힐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타격 반등을 시작으로 원래 기대했던 높은 생산력을 계속해서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13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팀 외국인 타자 라이온 힐리(29)에 대한 기대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기대만큼의 성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힐리는 11일과 12일 수원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 모두 2안타씩을 기록하며 살아나는 듯한 타격을 보여줬다. 수베로 감독은 이것이 하나의 계기가 되어 폭발로 이어지길 바랐다. 

그러나 그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힐리는 13일 경기에서는 4타수 무안타에 머물며 다시 타율이 2할6푼대(.266)로 주저앉았다. 앞선 타자들이 자주 출루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결국 힐리의 타순에서 뭔가가 끊긴 모양새가 됐다. 결국 한화도 이날 경기에서 패하며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줬다. 최하위에서도 벗어나지 못했다.

한화의 공격력을 크게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기대했던 힐리다. 정교함은 물론 펀치력까지 보여줄 것이라는 내부 평가가 팬들을 설레게 했다. 하지만 시즌 내내 고전 중이고, 아직 뭔가의 유의미한 반등은 보이지 않는다. 힐리는 시즌 51경기에서 타율 0.266, 4홈런, 2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02에 머물고 있다. 스스로 열심히 노력이야 하고 있지만, 외국인 타자에 기대하는 OPS는 아니다.

수베로 감독은 “힐리는 외국인 타자로 팀에서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는 자원이다. 커리어로 봤을 때 생산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건 증명이 됐다”고 힐리를 감쌌다. 하지만 그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 교체도 고려되는 게 외국인 선수들의 숙명이다. 또한 리그에는 힐리 외에도 좀처럼 생산력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외국인 타자들이 더러 있다. 

올 시즌 리그 외국인 타자 중 OPS가 0.800에 미달하는 선수는 힐리 외에도 조일로 알몬테(kt·0.765), 데이비드 프레이타스(키움·0.696), 프레스턴 터커(KIA·0.736), 로베르토 라모스(LG·0.739)까지 5명이나 된다. 터커와 라모스의 경우는 이미 한 차례 이상 재계약에 성공한 외국인 선수라는 점에서 충격이 더 크다. 구단과 팬들의 인내도 점점 한계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말처럼 교체가 쉽지는 않다. 코로나19 사태로 메이저리그도 선수가 부족한 건 마찬가지고, 쓸 만한 선수들은 일단 40인 로스터에 넣어 보험으로 삼고 있다. 외국인 선수 영입 금액 한도는 갈수록 줄어든다. 수급 상황과 금액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사실 지금 상황에서 대박을 기대할 만한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기는 어려운 건 사실이다. 부상이 아니라면 섣불리 교체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

▲ 지난해 홈런 타자의 위용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로베르토 라모스 ⓒ곽혜미 기자
KBO리그 구단들의 사정도 팀별로 조금씩 다르다. 올해 승부를 걸어야 할 팀과 냉정하게 봤을 때 그렇지 않은 팀이 나뉘기 마련이다. 아무래도 리빌딩 쪽에 방점이 찍은 한화와, 당장 달려야 하는 LG의 상황과 조급함이 같을 수는 없다. 기존 선수에 대한 신뢰 여부도 쌓인 경력과 숫자에 따라 차이가 있다. 또한 라인업이 외국인 선수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느냐의 부분도 약간씩 다르다.

다만 바꾸기로 결심을 한다면 조만한 그 시점이 다가올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외국인 선수 교체의 가장 큰 변수는 코로나19 자가격리 2주다. 계약을 해도 바로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올해 리그는 올림픽 브레이크가 있다. 이 올림픽 브레이크를 자가격리 기간으로 활용하면 된다. 그러면 후반기부터는 정상적으로 가세가 가능하다. 

역순으로 계산하면 앞으로 보름 정도가 결단의 중요한 분수령이 되고, 다음 열흘에서 보름 정도가 새 외국인을 물색하고 계약하는 시간이 된다.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백신 접종으로 자가격리를 면제받을 수 있는 길이 생긴다면 그 시점은 더 당겨질 수도 있다. 위기의 외국인들이 생존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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