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고 선수들이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대구고와 황금사자기 결승전에서 승기를 잡은 뒤 포효하고 있다. 강릉고는 이날 17안타를 몰아치며 13-4 승리를 거두고 사상 첫 황금사자기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목동, 곽혜미 기자
-강릉고, 대구고 꺾고 황금사자기 우승
-MVP 최지민, 4⅓이닝 1실점 역투
-대구고, 1983·2018년 이어 3번째 준우승

[스포티비뉴스=목동, 고봉준 기자] 더는 ‘고교야구 변방’이라는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전국대회 우승이 한 차례도 없던 강릉고가 최근 2년 내리 정상을 밟고 다시 포효했다.

강릉고는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대구고를 13-4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 사상 첫 제패이자 지난해 8월 대통령배 우승과 더불어 2년 연속 전국대회 정상 등극이다.

강릉고는 4회말 구원등판한 좌완투수 최지민이 4⅓이닝 2피안타 4탈삼진 1실점 역투하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또, 이번 대회 5경기 3승 평균자책점 0.42(17⅓이닝 1자책점)라는 완벽한 성적을 앞세워 최우수선수(MVP) 등극이라는 영예도 안았다. 타선에선 1-1로 맞선 4회 정승우가 1타점 결승 2루타를 터뜨린 뒤 차동영과 허인재가 연속 적시 3루타를 터뜨리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가져왔다.

1975년 야구부의 문을 연 강릉고는 지역적 한계를 넘지 못하고 30년 넘게 야구계의 변방으로 머물렀다. 그러나 2007년 청룡기 준우승을 통해 가능성을 보였고, 2016년 최재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이듬해 청룡기와 봉황대기에서 내리 준우승을 거두면서 전국무대 중심으로 올라섰다.

그리고 강릉고는 지난해 ‘좌완 에이스’ 김진욱을 앞세워 황금사자기 준우승과 대통령배 우승을 연거푸 달성하고 고교야구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이어 올해 첫 전국대회인 황금사자기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면서 명실상부 ‘신흥 명문’으로 떠올랐다.

반면 1983년과 2018년 황금사자기 결승전에서 모두 광주일고를 상대로 무릎을 꿇었던 대구고는 마운드가 강릉고의 맹공을 버텨내지 못하면서 다시 준우승으로 만족해야 했다.

▲ 강릉고 최지민이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대구고와 황금사자기 결승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최지민은 이날 4⅓이닝 1실점으로 역투하고 MVP를 차지했다. ⓒ목동, 곽혜미 기자
선취점은 대구고가 가져갔다. 1회 선두타자 이재용과 진현제의 연속 우전안타로 만든 무사 2·3루에서 이동민이 1타점 중전안타를 때려내 1-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강릉고는 곧바로 이어진 1회 공격에서 균형을 맞췄다. 선두타자 김영후가 좌전 2루타로 출루한 뒤 상대 폭투로 3루까지 도달했고, 김세민의 2루수 방면 내야안타 때 홈을 밟았다.

손쉽게 동점을 만든 강릉고는 4회 전세를 뒤집었다. 선두타자 김세민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쳤고, 정승우의 좌전 적시타로 득점을 올렸다. 이어 차동영의 1타점 좌중간 3루타와 김륜휘의 볼넷 그리고 허인재의 2타점 좌중간 3루타로 5-1까지 달아났다. 이어 정준재의 땅볼을 대구고 유격수 박현민이 놓치면서 1점을 추가했다.

여기에서 승기를 가져온 강릉고는 5회 쐐기를 박았다. 1사 후 정승우의 내야안타와 차동영의 좌전안타로 만든 1·2루 찬스. 후속타자 배재희는 좌익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지만, 김륜휘와 허인재가 연속해서 좌전 적시타와 우전 적시타를 터뜨려 8-1로 도망갔다.

이어 김영후의 땅볼을 박현민이 놓치는 사이 김륜휘가 홈을 밟으면서 9-1로 달아났다.

강릉고는 6회 최지민이 대구고 대타 김규민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아 1실점했다. 그러나 곧바로 이어진 6회 공격에서 정승우의 중전 적시타와 배재희의 1타점 내야안타로 2점을 뽑아 11-2로 도망갔다. 그리고 7회 김예준과 정승우의 연속 적시타로 13-2로 쐐기를 박았다.

대구고는 9회 마지막 공격에서 2점을 쫓아갔지만, 더는 추격하지 못하고 준우승으로 만족해야 했다.

스포티비뉴스=목동,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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